버려진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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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의자
누군가 오만한 앉음새를
연상시키는 의자 하나
강변 가로등 아래 오롯이 앉아있다
한 때는 어느 거실 한 모퉁이를 차지했을 것이다
지금은 엉덩이 없는 해와 달 구름이 쉬었다 가고
달 밝은 날이면 슬며시 손 내밀고 싶었다
닳은 팔걸이에 기댈 팔도 없고
너덜해진 등받이에 기댈 등도 없지만
환한 달빛 의자에 그득하다
가난한 가슴 한 켠에 품은 빈의자
짓눌렸던 기다림도 사라지고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댓글목록
해돋이1님의 댓글

어제 저녁에 죽은 수많은 영혼들이 그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좀 있다 그 의자 진짜 주인인 영혼이 나타나서 자기의 의자에 앉아 잇다고 나무라는 겁니다
그래서 먼저앉은 영혼이 의자가 주인이 따로 있냐 먼저 앉으면 주인이지 그러더라고요
제가 그 광경을 보고 야들아 돈도 안되는 거 가지고 시꺼럽게 굴지마라 잠좀자게 했습니다요
지금은 바람도 앉아가고 먼지도 앉아가고 눈총도 앉아가고 할 겁니다
글이 재미 있습니다요..
은린님의 댓글

심안이 밝으신가봅니다
댓글이 시를 죽입니다요^^
버려진 의자가 더 찌그러집니다요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참 좋으네요..//조금만 다듬으며
발견도 좋구
전개도 참 좋으네요.
은린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아무것도 아닌데
의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한 걸음 반깁니다 ^^
예시인님의 댓글

가끔은 저도 그런 빈 의자가 되고 싶을 때 있습니다 ^^..
누군가를 의해 늘 빈 무릎으로 있어야 하는 것이 가끔은 무거울 때가 있더라고요 ^^..
감상 잘 하였습니다...
은린님의 댓글의 댓글

가끔 그런 빈의자가 되면
편하다가 허전하기도 하더라구요
오늘은 그 빈의자에 몸을 맡기고
벚꽃 그늘에서 은비늘에 갇혔다가 돌아왔습니다
고국에는 온통 꽃축제 기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