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8) 바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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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대하여
무게를 지탱하는 마찰의 비등점
숨 쉬는 것들이 움켜 쥔 물컹한 바닥
발자국을 흡수하는 바닥은 군살을 잉태 한다
치솟은 굴뚝 꼭대기 올라가 본 사람은 안다
배추흰나비 한 마리가 눈물 나게 안전한지를
얼마나,
한 시절 푸르름 세웠던 풀꽃
가장 낮은 곳을 뒹굴고 싶은지 살포시 드러눕는다
바닥에서만 세울 수도 있고
바닥에서만 노래할 수 있다
하늘까지 솟구쳐 하강기류 탄 꼬리 연
사뿐 습자지 소리는 얼마나 등 간지러운가
한 줄기 바람에 헝클어지는 허공에서는
알을 부화할 수 없다
나무에서나 구름 속에서나 찰랑거리는 물가에서는
별들의 빛을 볼 수 없다
무수한 벌레의 구유인 바닥
더 내려 갈래야 갈 수없는, 재기의 주춧돌 같은
바닥을 움켜쥔 오백 년 느티나무는
얼마나 뿌리를 자르고 잘랐을 것인가
땅 끝 마을보다 먼 발바닥에 각질이 일어선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바닥에 대한 상념이군요
바닥을 굴러본 사람만이 느끼는 감정
하늘 나는 족속들도 날개를 잃어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겠지요
깊은 생각입니다
갑장회장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나이가 들수록 바닥만 보입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도 언젠가 바닥으로 추락하겠지요
상처난 것들을 아우르고 보듬어 주는 바닥
그곳처럼 안전한 곳은 없지요
시인님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감탄합니다
감사합니다 울 보고 싶은 테우리 갑장님
오영록님의 댓글

바닥과 발바닥~~
아~날씨 좋고~~
시조 좋고~~
나이도 좋고~~
김선근님의 댓글

언젠가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본 적이 있었지요
고소 공포증에 현깃증 나는 ,,,,,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한 마리 나비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풀꽃들
넘어져도 상처가 없는 바닥으로 내려가고 싶었지요
사랑합니다 오영록 시인님
잡초인님의 댓글

[한 시절 푸르름 세웠던 풀꽃
가장 낮은 곳을 뒹굴고 싶은지 살포시 드러눕는다]
군살을 잉태하는 바닥에
알을 부화하는 김선근 시인님에
깊은 시상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아이고 반갑습니다 잡초인 시인님
바닥처럼 안전한 곳은 없지요
점점 올라갈수록 충격은 큽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닥
그곳에서 풀잎처럼 뒹굴고 싶습니다
귀한 걸음주시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