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 > 창작시

고향 생각/광나루

그리움에 가슴 저미는 것들

내 고향 추억의 그림자

붉은 노을 자락 밟으며

고운 댕기머리하고 다가온다

하늘은

어제 보았던 그 푸르름이 아직도 거기에 있는데

벼이삭 누렇게 익어가는 날

이리저리 뛰고 날아도

풀 매끼 가득 메뚜기 잡아 끼우고

추수가 끝난 늦가을 모포기 쇠스랑으로 쿡 찍어내면

수염 몇 가닥 흔들면서 노란 배를 드러내며 꼬물꼬물

온 몸을 뒤집던 미꾸라지를 만지며

돼지 오줌보 후후 불어 축구공 만들어

논바닥 밟고 또 밟고 뛰고 달리며 공놀이하던

한 쪽 귀퉁이에 진을 만들어

잡히지 않으려고 달리다 미끄러져

논바닥에 뒹굴면서도 아프지 않아

벌떡 일어나 또 달리며 잡기 놀이하던

저수지 둑에 서서

나뭇가지 끝에 실로 수컷 장수잠자리 매달아

날개에 노란 호박꽃 칠하며 짱아짱아 부르며 잠자리 잡던

한 여름 바닷가 그 바위 끝에서

푸른 바다를 향해 몸을 날릴 땐 더위는 날개를 접고

칡뿌리 캐 먹으며 입을 벌려 서로를 보다 그만 웃고만

꽃잎 먹으며 물들이고 뿌리던

산딸기 가지에 가시 많아 찔려도

한 입 가득 또 손을 내밀며

새록새록 깊어지는 그리움 추억의 그림자

고향은 누구나 있으려니

어제 맡았던 향기는 수많은 벽 속에 갇혀

봄비에 얼굴 부비며 가슴 치면서도

그래도 아직 조금은 숨을 쉬고 있는

고향 내 그리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