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화두 話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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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예루살렘 화두 話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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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
예수가 볶은 콩 한 알을 내놨어
사흘을 어떻게 하면 굶지 않을까?
내 사리捨離 는 쫌생이 돌가루
돌짝밭이 진땀을 흘리더군
혼몽스럽게 싹이 나왔지
피처럼 한쪽으로 몰리는 속치마
알 알 알 숨긴 어머니의 꽃버선,
하늘 줄 당기며 사뿐사뿐 덩실덩실
화장터에서 날린 불씨 콩밭을 통채로 태웠어
거반 숯검댕이 멧새 하나
부리에는 다물지 못한 설태 뿐
혀로 굴린 콩알 그대로 떨궈줬어
나름 촉촉했을거야
사흘을 입에 품었으니까
예수가 글쎄, 그 멧새를 타고 날아가더라고
아니 꽃버선이던가?
음복주 飮福酒 한 잔 드셨으니 필시 음주운전
콩만 채웠더니 내 몸은 두부
풋고추 송송 썬 찌게를 대접할 걸
새장은 그렇게 새를 시샘하지
싱겁지? 부리를
허방내는 두부처럼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춤추는 언어의 꽃밭에 들어서서 다소
어리둥절합니다만,
음복주는 사양합니다.
멧새 운전은 워낙에 까다로우니까요.
대신 두부에 코박은 풋고추나 한 입····
시에 중독되어 절필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
시앙보르님의 댓글의 댓글

제 스타일이 뭔지 몰라서 이것저것 쓰고 있습니다.
어느때는 가볍고 건방지고 헐렁하고요,
어느때는 제가 적어놓고도 먼말인지 몰라서 지우기도 했습니다. ^^
긴장을 푸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두부하고 풋고추 한 박스, Fedex 특급으로 보냈습니다. 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좋네요
윗분 말씀대로 언어들이 은유를 물고 볶는 콩처럼 타닥타닥 들볶고 있네요
근데 이 시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ㅎㅎ
그냥 해본 소리올시다
대단한 솜씨세요
감사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의 댓글

전에 금강경을 읽는데 성경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구절이 많았습니다.(문학적인 의미는 아님)
개독교인도 못됩니다만, 어쩌다 교회 가면 '스님'을 '중'으로 비하하는 게 넘 싫더라고요.
용어가 상황에 심하게 구속 받는 현실도 못마땅하고 해서
가볍게 사고(?) 한번 쳐봤습니다. ^^;
열정이 넘치는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이제 퇴근 준비 해야겠습니다.
이경호님의 댓글

시가 시다운 형식을 잘 갖춘 듯 합니다. 내용도 적절하게
앙상블로 어울려 훌륭하고요. 요즘 시 신이 강림해서 시마을의
보물처럼 빛나십니다. 소설/수필 게시판도 보았는데 말미에
르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댓글은 시앙보르 4연시, 세로드립입니다. "르"에 대한 궁금증은 진짜이고요)
시앙보르님의 댓글

어슬렁거린다고 퇴근이 늦어서 리플도 늦었습니다.
늘 부지런하시고 멋진 시를 주시는 이경호 시인님, 감사합니다.
'르' 는 아무 뜻도 없습니다. 그냥 '끝'이라고 적기에는 밋밋해서 난 척 하느라고요. 있어보이잖아요 !! ㅋㅋ
편한 밤 되시어요.
안희선님의 댓글

近者[근자]에.. (이거 구식 말인데, 지가 워낙 낡았다 보니)
암튼간에 요즘에 시말 창시방은 그 어떤 활력으로 가득찬 느낌 -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시는 결국, 은유라는 케묵은 고전적 말도 있지만
위의 시를 읽으니, 시인 나름 한껏 은유의 날개를 펼쳤단 생각..
물론, 그 은유란 게 독자마다 제 각기 다른 감상으로 가슴에 꽂히겠지만
지가 항상, 평소에 강조하는 게 바로 이런 점
시는 뭐니해도 독자로 하여금 그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데 한 사명(?)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 시인, 저 혼자 지가 쓴 시에 엄청 감동한들 그 무슨 의미가?
여기서 얘기가 사잇길로 빠지는데
지가 그 언젠가 나귀 타고 베들레헴으로 가는 예수님 꿈을 꾼 적 있었는데
(기독교를 믿는 것도 아닌데... 암튼, 뭔 일로 그런 꿈을 꾸는 건지)
예수님의 모습은 우리 눈에 익숙한 서양인종이 아니라, 거의 동양인에
가까운 모습이어서 꿈을 꾸면서도 참 이상하다 생각한 적 있었더랍니다
(그거 개꿈이라면 할 말 없지만)
아무리 꿈이라지만, 더욱 이상했던 건 .. 예수님이 히브리어로 말씀하는 게 아니라
조선말로 말씀하셔서 그저 고개 갸우뚱
- 덕분에, 하시는 말씀은 잘 알아들었지만요
좋은 시를 감상하며, 영양가 없는 말씀만 주저리..
너그러운 혜량 있으시길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다른 시인님들과 더불어 멘토 안 시인님, 요즘 아득해집니다.
안 시인님의 잠언들을 읽으려면 얼추 1년은 걸릴 듯 합니다. ㅋㅋ
이곳 시인님들을 대하면서, 아, 이렇게 치열하게 사시는 분들이 있는데 대체 뭐했던가, 자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찮은 이유도 하나 있습니다.
오래 전, 본사 홍보실에 원고를 하나 보냈지요.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 망할 수도 있다는 아주 건방진 원고.
그 분이 등단 시인인데 이유없이 화를 내서 아주 당황을 했죠. 그 분 시집은 없고, 시는 교과서 정형시 수준.
그때 상처를 조금 받아서리 시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소설을 가끔 끼적였습니다.
지금은 이해합니다. 나름 대기업 본사 홍보실이 보통 바빠야죠. 그분도 원하지 않는 원고를
사보에 실어야 할테고, 분주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지요.
지금은 이해합니다. 그래서 시하고 어찌 연애 한 번 하려고 작업 들어온 셈이죠. ㅎㅎ
편한 밤 되시어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편한 밤, 되긴 글렀다는요
- 왜?
지금 아침 10시 조금 넘은 시각이라서... (죄송)
잡초인님의 댓글

예수 혹은 어머니가
멧새를 타고 혹은 꽃버선 타고 날아가신 두분
음복주 飮福酒 한 잔 드셨으니 음주운전보다
행복해 하실거 같습니다
콩알에 담긴 애틋함과 애절함을 화자의 필력으로
은유적으로 필사 하신 예루살렘 화두 좋은 느낌으로
느낍니다
감사 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우리네 정서에서 상상해봤습니다.
성서의 예수와, 한국의 예수가 너무 틀려서 어느때는 쓸쓸하게도
대형교회는 '조예수', 중형교회는 ' 최예수', 개척교회는 ' 리예수', 사이비는 '떡예수'... 가 계신건 아닐까,
농담아닌 농담도 합니다만, 매일 서글프지요. 즐거운 하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