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처럼 자목련 진다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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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처럼 자목련 진다 /秋影塔
톡톡 떨어지는 소리로 흘려 쓰는 낙서
글자로 다시 살아나는 꽃잎
주고 받던 너와 나의 화두에서 에필로그 까지
4월의 낙양落陽을 건드려 꽃무덤이 생긴다
세상을 속여 건디쥔 것 없고
세속을 발설해 폭우에 젖은 일 없으나
나는 왠지 네 보라색 치마에 숨어 살고 싶은
것인데
보라초 한 솥 삶은 물에 꽃잎으로 흘린
네 낙서를 지우고, 풍덩,
연 방죽에 뛰어들어 나를 헹구고 싶은
것이다
규방에 꽃이 되었다가 사나흘 밤새워 쓰던 고백
자, 모음으로 흩으려 바람 태워 보내니
머잖아 4월도 반으로 접힐 터
꽃진 네 심방에 숨어든 나는 네가 뿌린
낙서처럼, 한숨처럼
되돌아 나오고 말 것이다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2연과 3연이 제 마음에 쏙 듭니다.
풍덩 잠기고 싶다는~~~
저희 동네 언덕에는 백목련이거든요.
작년에 비해 올해는 늦게 피어서 아직 절정입니다. ^^
시인님 주무실 적에, 몰래 자목련 캐다가 백목련 짝 지워져야겠습니다. ㅋㅋ
추영탑님의 댓글

몇 년 전에 심은 자목련이 해마다 꽃을 피워이제 바야흐로 ‘꽃의 계절’을
접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목련에 연관 된 글만 몇 편 썼는데요. 지지난 5일 장에 백목련을 사다 심었습니다. 겨우 한 그루···· 날마다 들여다보는데 겨우 싹이 1Cm 쯤 자랐네요.
개량종이니 내년에 꽃을 불 수 있을는지.
목련은 약간 비린 향이 나는데 모습은 아주
우아합니다. 정결하고 현숙한 꽃이지요.
구면이 되셨으니 인사치례는 생략합니다. ^^
잡초인님의 댓글

낙서가 글자로 다시 살아나는 꽃잎
멋진표현과 화자의 감성이 깊게 묻어나는 필력
낙서처럼 자목련지다 에서 울림과 멋진표현들에 빠져
기쁜날입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봄비가 추적추적 가을비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꽃잎들이 흘림체로 땅바닥에 제몸을 던졌을까요? 흩어진 꽃잎, 접혀 들어가는 4월,
승부 없는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처럼 봄꽃들, 제 이름 호명 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연두에서 녹두로 계절은 깊어가고.
잡초인 님! 제 생각엔 잡초가 아니라 불러줄 이름을 가진 화목(花木)이 분명하실 듯.... ^^
고맙습니다. 이왕이면 잘못된 곳도 한 점 콕 집어내 주시면 더 고마울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