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목련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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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장모님
꽃잎들이 대패처럼 봄을 간다 한잎 두잎 떨어지는 시간의 꽃잎에 기억을 놓아 버린 장모님의 봄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꽃잎들이 떨어져 흩날려간다 기억 속에 켜켜이 자리 잡은 지난날의 봄날을 뒤돌아보면서 새 봄날을 만나고 있다 눈송이 같은 벚꽃에 바람에 불어 한쪽으로 몰리는 표정이 처음 보는 사람같다 장모님의 꿈 한 조각이 투정으로 새어 나온다 오래전 사랑했던 사람을 불러들여 헐렁한 이름 앞에 여보라고 사위에게 말하고 있다 병동의 침대 위치가 수시로 바뀐다 간호사가 쪼르르 달려와 흩어진 기억들을 주워간다 그 간호사 손에 들린 기억들에는 기나긴 어둠의 통로가 있다 기억들은 저승문 열어놓고 들어오라 했지만 장모님의 꽃잎은 창밖에서 방안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활짝 핀 목련처럼 순수함으로 봄날을 갈고 있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목련과 장모님...
기억을 놓아버린다는 것을 꽃잎지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었군요
순수로 돌아간 봄날로 아픔을 대변해 주신 글...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