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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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나그네 / 백담
산 동네에 나그네 약장수가 오면
담 위의 호박 잎이 생기가 돌고
소를 맨 말뚝도 들먹거린다
만병통치 약들이 마루에 쌓인 저녁
다 가짜라고,
도로 물리라고 식구들이 채근하면
아버지는 슬며시 오줌장군을 지고 뒷밭으로 갔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가짜를 파느냐고,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중얼거리시며
그러나 그 약은 당신 약이 아니었다.
이유없고 병명없이 아팠던
자전거 통학길 돌고개를 오르느라 그렇겠지하며
무심코 넘긴 내 무릎 관절통
소다를 비벼 먹던 엄마의 속병에도 좋단다
아버지를 믿은 만병통치약은 식구들을 고쳤다
그럼,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단골 사우나탕에서 공짜 목욕표를 돌린다
의사 까운을 입은 판촉사원이 홍보차 나왔단다
삼채라는 정구지 비슷한 즙을 짜 만든 만병통치약
여기저기 아픈 내 몸에 다 좋다는 솔깃함에
신청서를 쓴다
그래 ,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먹어도 무릎이 낫지를 않는다
아들이 남은 약을 바닥에 버리며 말한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이런 걸...
아들 몰래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사오셨던 약은 다 나았는데...."
아버지 초상화 앞에서
빗자루를 든 채 한 참을 서 있었다.
산 동네에 나그네 약장수가 오면
담 위의 호박 잎이 생기가 돌고
소를 맨 말뚝도 들먹거린다
만병통치 약들이 마루에 쌓인 저녁
다 가짜라고,
도로 물리라고 식구들이 채근하면
아버지는 슬며시 오줌장군을 지고 뒷밭으로 갔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가짜를 파느냐고,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중얼거리시며
그러나 그 약은 당신 약이 아니었다.
이유없고 병명없이 아팠던
자전거 통학길 돌고개를 오르느라 그렇겠지하며
무심코 넘긴 내 무릎 관절통
소다를 비벼 먹던 엄마의 속병에도 좋단다
아버지를 믿은 만병통치약은 식구들을 고쳤다
그럼,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단골 사우나탕에서 공짜 목욕표를 돌린다
의사 까운을 입은 판촉사원이 홍보차 나왔단다
삼채라는 정구지 비슷한 즙을 짜 만든 만병통치약
여기저기 아픈 내 몸에 다 좋다는 솔깃함에
신청서를 쓴다
그래 ,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먹어도 무릎이 낫지를 않는다
아들이 남은 약을 바닥에 버리며 말한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이런 걸...
아들 몰래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사오셨던 약은 다 나았는데...."
아버지 초상화 앞에서
빗자루를 든 채 한 참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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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나그네 / 백담<br /><br /><br />산 동네에 나그네 약장수가 오면 <br />담 위의 호박 잎이 생기가 돌고<br />소를 맨 말뚝도 들먹거린다<br />만병통치 약들이 마루에 쌓인 저녁<br />다 가짜라고, <br />도로 물리라고 식구들이 채근하면 <br />아버지는 슬며시 오줌장군을 지고 뒷밭으로 갔다<br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가짜를 파느냐고,<br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중얼거리시며<br /><br />그러나 그 약은 당신 약이 아니었다.<br />이유없고 병명없이 아팠던<br />자전거 통학길 돌고개를 오르느라 그렇겠지하며<br />무심코 넘긴 내 무릎 관절통<br />소다를 비벼 먹던 엄마의 속병에도 좋단다<br />아버지를 믿은 만병통치약은 식구들을 고쳤다<br />그럼,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br /><br />단골 사우나탕에서 공짜 목욕표를 돌린다<br />의사 까운을 입은 판촉사원이 홍보차 나왔단다<br />삼채라는 정구지 비슷한 즙을 짜 만든 만병통치약<br />여기저기 아픈 내 몸에 다 좋다는 솔깃함에 <br />신청서를 쓴다<br />그래 ,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br /><br />먹어도 무릎이 낫지를 않는다<br />아들이 남은 약을 바닥에 버리며 말한다<br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이런 걸...<br /><br />아들 몰래 조용히 중얼거렸다<br />"아버지가 사오셨던 약은 다 나았는데...."<br /> 아버지 초상화 앞에서<br />빗자루를 든 채 한 참을 서 있었다.<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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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님의 댓글

생명의 얼을 대하는 환희로움은
꿈으로 된 대지를 걷고
용기 백배한 환희를 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