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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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주
한 규환
탁주 한 사발 들이킨다
탁주가 내 식도를, 내간을,
내 내장을 꼬집는다
오늘은 그날
내 앞에는 술상이 앉아있고
술상 앞에는 제사상이 누워있다
그 제사상 가운데에 글자를
명패 녀석이 감싸 안고있다
말은 안 해도 나는
저 명패를 향하여, 아니
명패가 안고 있는 그 이름을 향하여
울부짖고 소리치며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저 이름에게는
내 애원이, 내 포효가 들리지 않는다
내 앞에 앉아있는 이놈
술상이란 놈이 내 말을 가로챈다
술상이란 놈은 내 말을 삼켜
탁주 한 사발을 내 입속으로
다시 되밀어 넣는다
결국 나는 나 홀로 소리 없이 읎조린다
댓글목록
박성우님의 댓글

저도 탁주를 즐겨라 하는데....
부산 생탁은 악덕 기업이라... 먹지 마랍니다.
저도 생탁 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