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는 여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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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니터는 여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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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
무선 마우스가 보이지 않는다
눈길을 피하는 저 고양이가 범인이다
쏘는 눈빛만은 감출 수 없겠지
들키지 않으려고 양쪽 안테나까지 구부린다
프린터는 시험인쇄가 제일 마음에 든다
막상 출력할 때는 왜 토너가 떨어질까
토너를 교체했는데 종이는 왜 또 걸리는거야
언젠가 네 발을 걸었다고 복수하는거니?
종이 대신 골판지를 넣은 건 고의가 아니었어
키보드는 경쾌한 자음이 좋다
경상이나 중상도 그쪽부터 온다
레포트 제출이 5분 남았다
키 하나가 반란을 일으키고
사무실 키보드는 모두 사용 중이다
세상의 모든 물건을 모아두었다는 지하매점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재고가 없단다 이런,
먼지를 턴다고 몇 대 팬 걸 기억하는구나
쫀쫀하긴
야옹아, 네 승리라고 자만하지 마
마우스에 끼워둔 건전지는 독한 알칼리성이란다
프린터, 그래도 까매진 내 얼굴과 손까지 이게 뭐니?
어이 키보드, 미안하다 때려서, 정식으로 사과할게
이런, 마우스가 가방에서 잠이 들었군
야옹아, 난 의심병이 있나봐, 용서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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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경호님의 댓글

고양이처럼 발랄하고 경쾌한 느낌입니다.
참 자연스럽게 잘 쓰시네요^^
오늘도 고양이 같은 봄날 되시길....^^
시앙보르님의 댓글

부지런한 이 시인님 늘 대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페이퍼나 자료를 대하다 보면 문학적인 단어, 구조가 경직되고 도망칠 때가 많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끼적였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김태운.님의 댓글

컴퓨터와 씨름 중이신가 봅니다
그것도 참 재미있게
ㅎㅎ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팽팽하게 잘 끌고 오셨네요..
가끔은 무선랜이 고양이로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 눈을 밝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