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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全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58회 작성일 16-03-25 12:06

본문

전부(全部)



한 때는 내가 세상의 전부(全部)였을 텐데


모든 걸 부술 수 있는 주먹
한달음에 건널 수 있는 다리
무엇이든 짊어질 수 있는 어깨


내게 전부(全部)였던 아버지를 놓치고
멍하게 서 있던 날이 있었다
아이들의 전부(全部)였던 나는 또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슬 먹은 뱀이 풀숲으로 스르르 사라져버리 듯
밀려 가는 썰물에 몸을 맡겨 버리는 모래더미 같이
한 때는 전부(全部)였던 것들이 어디론가
다 건너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추천0

댓글목록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으셨다니.. 영광입니다.
예전엔... 참 아버지 전부셨는데... 요즘 너무 작아지셔서~~
어릴 적.. 우리 삼형제가 백열등 밑에서 잠들어 있는데...
합선으로 불이... 벽을 타고 불이 올라가는데....
아버지 그냥 맨몸을 던지셨어요~ 정말 미친(?) 듯이 맨손으로 불을 꺼시는데......
아버진 평생 그렇게 크게 남을 줄 알았습니다.

카프카007님의 댓글

profile_image 카프카00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의 전부가 된다는 것은
정말 최상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매우 위험한 결말의 서곡이 아닐까요.
영원한 것은 거의 없으니까요.
다만 전부라고 인식한 것들이
어떠한 결함이나 한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오래도록 빛이 바래지지는 않겠죠.
좋은 시 잘 보고 갑니다.
편한 밤 되소서 ^^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알고 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전 그래도 매 순간 유한한 그 전부(全部)들을 사랑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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