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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길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830회 작성일 16-03-25 12:43

본문

[시]           삼길도
-----------------------------------------------------
                                       시앙보르

그런 날이 있다
발이 자꾸 미끄러지고 헛나갈 때,
혹은 발등에 자벌레 한마리 기어다니는 날,
주말 텅빈 사무실에서 혼자 서성일 때,

서산 삼길항 포구에서 무동력 전마선에 오른다
지도를 버리고 독살을 벗어나야 떠날 수 있다
벗은 몸으로 소금물을 밀며 나아가야 한다

사철 안개가 휘감은 무진도를 지나고
곁땀나게 어스름까장 배 저어 나가면
구름과 노을의 블랙홀, 삼길도가 보인다 

더운물과 찬물이 어울리는 물길이 있고,
탈피하는 게갑들 울음 참는 꽃게길이 있고,
도회지에서 몰락한 새들의 상여길이 있다

귀항은 모름지기 바다의 일

진두발 그리고 물미역과 파래가 발목에서 축축하다

사무실 바닥이 이제 조금 견딜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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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그곳에 둥실 꽃상여 떳다 집니다
만장이 펄럭이고 만가가 애절합니다
어하어하 어기야넘자 어하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며칠 전, 이미지 방에서 '삼길포항'을 감상했는데
계속 뒤를 따라다녀서 끼적였습니다.
멋진 사진을 올려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올 여름에는 한번 다녀올 생각입니다. ^^;

현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산 삼길도 저는 안가봤는데, 무동력 선을 타고 지도도 버리고 소금물을 밀며
구름과 노을의 블렉홀에 빠지고 싶네요
언제나 가 볼까
꽃게를 좋아하는데 울음을 참는 꽃게는 못 먹어요 ㅎㅎ

시엘06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름과 노을의 블랙홀, 삼길도가 보인다/

삼길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래도 저는 아마 삼길도 보는
눈을 키워서 가야겠지요.
그곳에는 '새의 상여길'도 있고 '세 갈래 머리칼'도 보려면 말이죠.

청정한 바람이 가슴을 씻는 것 같습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탁 시인님, 시엘06 시인님, 다녀오고 싶다니 감사합니다.
혹 여름 전에 다녀오심 멋진 노래 부탁드립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
바다에 탐닉하는 모습이 선하게 떠오릅니다.
깊은 시심에 한참을 머물러 봅니다.
건강 하세요.

이경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시입니다. 절창입니다.
열심히 쓰시더니 수작을 자주 빚어내시는군요.
화창한 일요일, 행복한 휴식을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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