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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0】제5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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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23회 작성일 17-07-06 07:28

본문

 

 

 

 


제5열 *            /            이 종원

바다를 저격하고 싶었던 것일까
산 위에 머물던 은둔이 내려와 숨는다
물고기 가면을 쓴 바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부둣가 동선을 정탐하려 선글라스를 낀다
타깃이 가까워 조준을 당길 수 없고
호객과 산책이 교차하는 길
섞였는지 돌아갔는지 알지 못한다
소란스러운 새벽 불빛에
시선이 좀 더 바다 쪽으로 기울었고
파도가 그의 다리를 붙잡았을 때
마틸다*를 보았다
작아지는 다리, 뭉텅 잘려나간 모서리
난전에 서성거린 달빛이
검은 눈초리를 지우며 걸음을 늦춘다
가슴이 껴안은 총구를 내려놓고
경사에 몸을 맡긴다
머리를 깎고, 가면을 벗고, 외투를 버리고
인파 속으로 스며든다
기슭이 품고 바다가 알을 낳는다
*제5열 - 김성종의 추리소설 제목에서 차용함
*마틸다 - 영화 '레옹'의 여주인공 이름에서 차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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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갈맷길을 걸었던 생각입니다
바다의 저격수
그 눈총의 과녁이군요

멋진 소설 속 현장감 있는 시향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재미있게 읽었던 아주 오래전 소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눈길을 잡아두었던 레옹의 화면속 마틸다를 향한 은근한 움직임, 최고의 저격수도 사람으로 돌아갔던 기억,,,, 바위 또한 기슭에 머물러 돌에 섞였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넘 뜨겁네요..지금은 사무실에서 냉기로 샤워중이라 좋아지는 시간입니다.
형님은 일에 푹푹 찌고 있으신지요???? 칼칼한 김치찌개!!!! 좋습니다.

시엘06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와 조약돌 사이에 긴장감이 팽팽하네요.
언어가 빚은 풍경의 새로움, 시인의 상상이 절묘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물도 어느새 바다가 되었고 산도 구르고 굴러서 기슭에 돌과 하나로 쌓였습니다
가슴 속 깊은 곳엔 어쩌면 하나가 되는 묘약을 숨기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뜨겁습니다. 씨엘님이나 저나 볕에 노출된 피부가 많아서.. 시원한 콩국수 한그릇 어떠신지요???

쇄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볕에 노출된 피부가 많아'도 두 분은
가릴 때 가려서
그럭저럭 견디지만

얼마 전 자월도에 갔습니다. 숙소 앞
바다에 바위섬이 세 개 있더군요, 분명 세 개
였는데, 물 빠지니
'군데군데 바위섬이 한군데로 모'였습니다.

저는
은둔이 내려와 숨은 건지는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점점 넓어지고 있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단련되어 오신 쇄사님이야말로 견딜 수 있는 내성이 크지 않을까요???ㅋㅋㅋ
돌멩이가 섞인 그 곳에 수석이 숨어 있듯이, 우리 삶이 섞여 살아가는 울타리 안에도 숨은 5열이 우리를 겨누었다가
지켜보다가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또한 어떤 마틸다을 바라보고 하나로 섞여 모르는 존재로 하나가 될 수도 있겠고...

쇄솨님보다는 제가 모르는 게 훨씬 많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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