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4, 다가서는 벽, 낯섦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이미지 4, 다가서는 벽, 낯섦 /秋影塔
말간 술 앞에서 고속으로 정제 되는 나
한 그릇의 물같은 술에 반쯤 잠긴 천장
더 내려앉는 불빛
붉어지는 입술, 속을 비워낸
병과 액체가 사라진 벽 앞에서, 벽을
외면하는 여자의 눈과 마주친다
벽화로 새긴 화석의 얼굴 한 조각
첨이듯 앞을 가리는
눈꼬리 깊은 웃음, 살며시 다가앉는 거기
새로 생기는 벽에 벽돌 한 장 얹는다
내 묵은 과거와 자신의 과거속 잔해를
한 솥 밥으로 비벼보려 할수록, 나는 한 뼘 물러앉고
눈, 비바람에 꽤나 돌비늘 깎았을 웃음으로
다시 병 하나 목을 따는 여자
몇 십 년의 이끼낀 얼굴로 남의 표정에
제 얼굴 들이미는 여자, 이런 여자 아니라면
아마도 빨리 흘러갔을 밤
,
천장 아래 벽, 벽 아래 아무래도 낯선
여자가 술로 쌓는 또 다른 벽 하나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몇 십 년의 이끼낀 얼굴로 남의 표정에
제 얼굴 들이미는 여자, 이런 여자 아니라면
아마도 빨리 흘러갔을 밤
천장 아래 벽, 벽 아래 아무래도 낯선
여자가 술로 쌓는 또 다른 벽 하나
시상이 너무 고와 마음에 새기며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우연을 가장한 이런 만남들은 흔한
풍경,
그리고 스스로 벽을 쌓으며 물러서는 여자,
글이란 원래 되새기면 쓴물도 단물도 나오는 껌 같은 맛! ㅎㅎ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시간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정
이끼낀 얼굴이라도 남의 표정을 읽을 줄 아는 여자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돌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시인님의 깊은 시심이
비처럼 푹 젖게 만드네요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시원하고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역시 리베님 같은 감성이 풍부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그 느낌도
돌보다는 감성쪽으로 기우나 봅니다.
돌멩이 하나가 천 가지 생각을 키우듯,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빨리 흘러갔을 밤을 더디게 가는 밤을 제가 간과를 했네요
무척 거북하셨나 봅니다 낯선 그 여인과 그 밤이
제가 술이 있는 풍경은 남정네만큼 잘 몰라서요 ㅎㅎ
그래도 삶의 애환은 다 같은 것이니 이쁘게 봐주시죠
좀 두렵긴 한 세상이지만요
무더위에 잠을 설쳐 다시 한번 잘 정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감정의 굴곡이란 그 높낮이를 가늠키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더욱이 남의 글에서
그걸 찾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요.
다시 찾아오시게 한 건 제 잘못입니다. ㅎㅎ
반갑기는 하지만요. ㅎㅎ
날씨도 더운데 두 번 걸음이 힘드셨을
걸로 생각됩니다.
거듭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힐링님의 댓글

벽이라는 정적인 이 속에서 시간을 꺼내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추동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술이 나오고 여자가 나와 시간이 나오는
점진적인 단계를 통해서 한 편의 드마라적인 감성을 더하니
이것은 더 내밀한 것을 파고 들어 새로움을 발산해내는
시의 깊은 진수 묘미를 마시게 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뭐, 그렇게까지야....
불빛이 있고 술이 있고 함께하는 시간이
있을 뿐
의미 없는 한 순간의 풍경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벽은 더 두꺼워지고,
돌아서면 끝나는 넋두리에 불과합니다.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순간의 헤프닝이란
말이 옳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힐링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벽과 마주한 시심
벽이 벽을 쌓는
그 속에 화석이 된 나
그 사이에 술이 있었나요?
빨리 허물어야겠습니다
취한 김에...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밤과 술의 생리입니다.
사라진 듯 쌓이는 고독의 벽은 시간의
들러리도 되지 못하는.... 벽을 쌓는
벽의 시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