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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바람을 피우다가
보리밭에서 넘어졌다더니
그때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겠지
강아지풀에서 보리밥이 익는다
꿀벌도 덩달아 착각을 하여
호박꽃과 장미꽃을 뒤섞어 놓는다
중매를 하려거든 똑바로 하라고
하늘이 호통을 치면서
소나기 한 마당을 쏟아 놓는다
아, 즐거운 초원
알파고AlphaGo보다 계산이 정확한 대지에게
내가 이렇게 농弄을 걸어도 되는 걸까
푹신푹신한 흙을 밟으면
나는 고향에 돌아온 나무가 되고
어깨 위 갈색 잎은 늦바람이라도 피우려는지
무리하게 펄럭이다가 떨어진다
이 동네 과수원에서 가지 바꿔치기 공법으로
맛있는 사과를 만들어낸다
나무들에게 그렇게 농弄을 걸어도 되는 걸까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봄을 가지고 노시는 시인의 弄이라...
멋진 발상과 함께 더욱 즐거워지는 봄의 풍경입니다
감사합니다
石木님의 댓글의 댓글

시詩에게 이렇게 농弄을 걸어도 되는 걸까요?
추위가 대충 물러가고 거리와 야산에 꽃들이 피는 때가 되고 보니
카메라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켜 보게 됩니다.
대자연의 믿음직스럽고 풍요로운 질서에 행복감을 느끼면서도
문명의 칼끝으로 그 질서를 교란하는 우리의 행위들에 대하여
반성과 함께 불안감에 휘감기기도 합니다.
물론 저부터도 과학이 가져다주는 자연파괴의 혜택에
알게 모르게 물들어 있기는 하지요.
정말 우리가 사는 이 방법이 올바른 것일까요?
새봄의 제 기분을 이해해 주시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