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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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夷 / 김인수
심해에서 몸을 헹군 하늘이 잉크빛이다
목련은 세지細枝를 그물처럼 촘촘히 쳐놓고 무당거미처럼 시린 허공을 몰두하고 있다.
겨울바람이 난파당 한 흔적 하나라도 줍고 싶고
먼 길 돌아오는 태양이 시린 허공을 덥혀줄 느낌 하나라도 찾고 싶은 것이다.
신이(辛夷), 홑겹으로 조락의 상념을 떨처내지 못하고
부레를 갖지 못한 가자미처럼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바람이 초병의 창끝처럼 날 세워 달려드는 날
유서 한 장을 써 들고 나뭇가지마다 조등(弔燈)을 내어 걸고
바람을 베고 눕는다.
밤마다 별과 별 사이로 흐르는 눈물은
간절한 기도가 되었고 희망 하나 건질 수 없는 절망이
스스로 깨우칠 심의 안쪽을 파고든다
바람에 다친 상처로 생이 묽어져 진물인 가슴으로 봄을 기다린다.
섬진강변 다압 온산에 모시 천 널리고
매화꽃이 피었다는 전언에 자잘한 설움이 복받처올라 목을 놓는다.
정오 햇살에 나뭇가지 그림자가 辛夷 시린 시간을 받아 적고 있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예사롭지 않은, 필법 筆法입니다
그간, 올리신 시편들은 깊은 감명으로 감상했지요 (남 몰래)
- 그 어떤 기시감도 드는 건 저 만의 느낌일까요
* 여기서 旣視感이라 함은 제가 알고 있는 그 어떤 분이란 뜻
하여, 올리신 시에 관한 일체의 오해일랑 하시지 마시구요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시인님 반갑습니다
어느 공간에서 자주 뵈었던 시인님이셨습니다
사오년 전쯤 써둔 글을 꺼내와 손질하고 다시 올려봅니다
이전이라는 단어는 늘 모자람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듯 자꾸 손질하게 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듭니다
가끔 시마을 오면 시인님의 아름다운 문향을 감상하면서
흔적 하나 놓치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 말씀으로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필명 옆에 제 이름을 놓아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이름을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양철붕어님
자주 뵈오니 더욱 반갑습니다
고운 시를 자알 감상하오며 안부 드리고 갑니다
봄빛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김인수 시인님!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은영숙 시인님
늘 고운 자락 펼처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빛이 완연히 물들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더 푸르고 더 우람하고 더 청청한
시인님의 모습 아름다운 빛깔로 지어 가십시요
오영록님의 댓글

안녕하시지요.. 김인수 시인님.// 날카로운 시선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같은 필법에 봄이 웅장하게 열리겠습니다.
한동안 격조하였지요..// 잘감상하고
안부놓습니다. 시인님.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버덩한 일상에 붙잡혀 자주 들지 못했습니다
늘 과찬의 말씀으로
다녀가심 고맙습니다
겨우내 샤크에 걸어논 닻줄처럼 나서지 못하고 출렁거리기만 했던 그 겨울도 가고
섬진강 매향이 떠내려 가는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늘 기쁘고 즐거운 날들 가득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목련과 식물인 자목련[신이(辛夷)] Magnolia liliflora Desr.의 꽃봉오리를 말린 것이다///
생소하여 찾아본 신이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몰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철붕어님의 댓글의 댓글

청년기 한의학에 몰두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이십여년 그곳에 종사하면서 1.500 가지의 한약을 공부하면서 신이에 대해서도
습득을 하고 처방을 많이 했던 약명입니다
지금 제가 자수 사용하는 시제들도
그때 배움했던 특이한 한의학 병명이나 약명으로 쓰기도 합니다
설명글을 놓아야 하는데
시인님 애쓰게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