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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 이주원
아무도 살지 않는 낡은 집
이곳에서 작은 축제가 열린다
거미는 썩은 문틈 사이사이로
은빛 만국기 얼기설기 늘어뜨리고
꺼진 마루 아래로 풀벌레의 피리소리
꺼진 마루 아래로 풀벌레의 피리소리
무너진 지붕위로 작은 새의 나팔소리
적막함을 깨고 은은히 울려퍼진다
적막함을 깨고 은은히 울려퍼진다
마당에 아무렇게나 자라난 풀들은
바람이 속삭이는 고운 노래에 맞춰
솨르르 웃음 지으며 한들한들 춤춘다
솨르르 웃음 지으며 한들한들 춤춘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황금빛 불꽃 아래
깨진 창에 맺힌 이슬마저 취한 듯
깨진 창에 맺힌 이슬마저 취한 듯
바알갛게, 황홀하게 달아오르는
이른 새벽의 고요한 축제!
이른 새벽의 고요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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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집 주인조차 잊고 사는 축제가,
나그네의 섬세한 눈길 손길에서 피어납니다.
텔레비전의 화려한 축제에 익숙해져서 그렇겠지요.
'국풍'스러운 축제 뒤에는 늘 허무와 불평 뿐이지만,
시인님의 축제는 환희와 해방 !! ^^;
노정혜님의 댓글

아름다운 시향에 머물다가 갑니다 향 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