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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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보자기/광나루
창문을 열면 파란 하늘 내게로 와
여린 가슴 다독이며
보자기 하나 들고 서서 지켜본다
지난날 무심코 던져 버린 돌멩이에 맞아
떠도는 영혼 감싸 안으려고
당연한 듯 흘리던 한 마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래야만 했던 한 마디
반가워 흔들던 손이었지만
이별의 눈물 되어
그 눈물 낙수되어 떨어지게 했던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했지만
주었는데 받기만 하고야 말았던
우울한 추억더미를 담아 내리고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소리 없이 다가가
오래도록 느끼지 못하게
날마다 손끝에 묻어
발끝에 묻어
만지면서
달리면서
아주 당연해 질 때까지
오는 소리 듣지 않아도
포근함 속에 잠들 수 있게
사랑의 보따리 내려놓으려
뿌리를 주고
새싹을 주면서
찌꺼기 있다면 반드시 담아 내리는
빈 가슴 만들어
고향 그곳에 길을 만들려
창문을 여는 손길 위에
하늘 보자기 걸려 있다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스카이라인이 사라진 도시에서 그나마 손바닥 하늘이 위로가 되는 건
말 없이 묵묵히 들어주는 귀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답니다.
저는 호흡이 짧아서 시인님의 긴 호흡이 장대하게 다가옵니다.
건시하세요. ㅎㅎ
광나루님의 댓글

눈만 뜨면 흔들리는 소리에
나도 그만 흔들려 옵니다.
지난 날을 후회 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요만
남은 생이나마 소리없이
진실되게 살고 싶네요.
귀한 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