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개(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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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개 (犬)
봄비 치고는 참 많이도 내립니다
몰아서 내리는 봄비가
쿨렁쿨렁 길거리를 비취고
거리가 봄으로 환하게 닦이고 있습니다
빗물이 질척이는 길거리에
떠돌이 개 한마리
내리는 빗물를 흡씬 맛고서
골목을 돌아 나오더니
다시 골목을 돌아서 들어가며
들락 거리고 있습니다
온몸이 근질 거리는지
앞발을 들어서
털을 긁기 시작 하더니
요란하게 개털을 털고 있습니다
봄은 개도 웃게 할 만큼
기적 같은 신생의 봄인가 봅니다
봄비가 개처럼 신이나서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

부르지 않으면
부르지 않으면
이름이 있어도 이름을 모르듯이
그리움도 부르지 않으면
그리움인지 기다림인지
이별인지 사랑이지를 모른다
내가 나를 불러 주듯
사랑도 부르고
그리움도 부르고
기다림이도 불러 주면
이름이되어 오는 것이다
부르지 않는 날에
내리는 빗물은
이미 앞서서 봄의 그리움으로
눈물 얼룩진
기다림이 내리는 것이다
봄의 그리움이
한껏 젖었기로
이제는 봄을 틔우기 위하여
물빛으로 얼룩지는 것이다
봄이 내리는 것이다
내리는 봄을 밟고
연둣빛 봄날에
나물 바구니 처럼 나긋나긋
걷고 싶은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