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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지켜보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05회 작성일 16-03-06 16:29

본문

이별을 지켜보는/광나루

 

떠 있으면서도

흐르면서도

돌아가면서도

눈치 채지 못하고 동굴 속에 갇혀

잠만 자는 개구리 한 마리

 

인륜은 천륜이기에

그렇게 쉽게 강을 건널 수는 없어

바람은 불다가도 손잡는 기둥 앞엔 무릎을 꿇어

바위 자락에 파도치는 소리 높아지지만

그릇이기에 그 속에 자신을 담았기에

차마 밀치지 못하고 부서지며 눈물 흘리고

 

함께 웃었던

함께 거닐었던 동산엔

아직도 꽃들이 저렇게 무성한데

써 놓고 지우지 못한 말들이 저렇게 쌓여 있는데

해가 질려면 아직도 한참인데

 

햇살은

돌아서는 뒤쪽에 오지 않아

 

강아지 두 마리 어미 품에 안겨

징검다리도 없는 개울 속에 밀어 넣는

세월은 독이 되어 강아지들 가슴에 쌓일 날이 얼마이리

눈물로 흐르고 피로 흐를 강 위를

돛대도 없이

기약도 없이 떠나는 강아지야

그리고 어미야

 

약속은 잊기 위해 있는 것인가

백년을 해로하자던 그 말은 무엇이란 말인가

함께 있음에 피어나는 꽃을 보고

함께 있음에 아름다운 새의 노래 들려오거늘

인생은 길지 않아

모든 것은 영겁의 세월 속에 묻히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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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는 사랑 오는 사랑
다 아름다운 것
사랑 안 하기보다
사랑하면 눈물을 알아가는 것도 좋은 것
사랑하면 아름다움 엮어가시길
좋은 글에 머물다가 갑니다
늘 건 필하소서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깜박 제목을 '광나루'로 착각하고 읽는데 시연의 연결과 울림이
좋았습니다. '광나루'에 개구리부터 시작해서 영겁의 세월까지
아주 잘어울렸습니다만, 다시 보니 '이별을 지켜보는' 이군요. ^^;

제게 당분간 '광나루'의 애잔함으로 기억되더라도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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