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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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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6회 작성일 16-03-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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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보카도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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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앙보르

1
까만 쿤타킨테의 후손
옥수수빵 한덩어리가 하루 양식
흙을 뒤집는 칼손이 소년의 앙상한 갈비뼈 그대로다
비릿한 햇볕과 바람을 등진다

꿈을 꾸었다
노예들은 밑창에 쟁여진 채 노를 저었다
부러진 갤리선의 돛 그리고 침몰
탈출을 꿈꾸지만 그대로 꿈일 따름
나무상자는 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비싼 과일이라는데 여기서는 껌 값

탈출은 목숨과 일대일이다
셋이 물에 잠겼고 둘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렸다
폭삭 내려앉은 움막에서 
지네와 왕거미가 떠나자 이구아나조차 숲을 흔들며 기어들었다
채우지 못한 상자가 채찍을 부른다
아프지는 않다

4
설핏 베고 잠이 든 나무 뿌리를 통해
수액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자본의 논리, 절대 속지마렴
배부르면 행복하리라
그런 자에게 네 과일을 먹여서는 안돼
차라리 네 친구 나무늘보에게 주렴

5
저기 저거 좀 볼래?
저 보드라운 실뿌리들
눈을 가까이 붙여야 보이지
나무를 세우는 힘
그렇지만 저들을 미워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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