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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마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3-03 20:07

본문

봄 마중 / 금테우리

 

 

 

저기 저어 아지랑일 부추겨 머언 들녘으로 떠나야지

아장아장 저 부실한 악보를 꼬드겨

봄 마중 가자 졸라야지

 

비가 보슬보슬 리듬을 타거나 바람이 솔솔 건반을 밟으면

아기 나비들 불러 모아 실컷 왈츠라도 춰야지

냉이랑 달래랑 새침데기 모두 깨워

연둣빛 향기에 취해야지

 

한세상 질리도록 초록을 노래해야지

 

때마침, 저들이 마치 봄비인 양 봄바람인 양 거들먹거리며 좀처럼 세월이나 파먹는 잡새들

철 바뀌는 줄도 모르고 가지각색으로 얼씬거리는구나

제 철은 물론 정체도 없는 봉황의 끄나풀 같은

저기 저어 가시거릴 죄 뜯어먹는 

 

수상한 생색의 그악한 화상들

 

저 머언 들보다 가급적 더 멀리해야지

보나마나 햇봄도 채 보기 전

눈엣가실 테니

귓가시* 같은

 

 

-----------------------

*  제주 방언, 구지뽕나무의 가시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젯글 잘못 만지작거리다 어디론가 도망가버렸네요
뒤로 물리고 물려 겨우 찾아냈는데
댓글 남겨주신 분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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