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 창작시

나는 살아있다 존재의 이유로 고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실 내가 하는 일은 없다 다만 머릿속은 계속해서 복잡하다
어쩌면 사람은 사람이라는 기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혹은 가족에게 그것도 아닌 자기 자신 스스로에게

알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할 일을 하고 거기에 마땅한 이유를 스스로 만든다
결국 사람은 살아가면서 생각 속으로 이유 만들기에 천재가 되고
그런 이유 만들기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여자는 그런 이유 만들기의 이유들에 대해 매우 싫어할 것이기에
결국 사람은 이성에 의해 좀비가 된다 어떤 것도 할 수 없으며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좀비 그 자체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는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나는 오늘 하나의 자두를 입에 넣으면서 이것이 내 게으름과의 상관에서
관계를 하고 부모님의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와 앞으로 이것이 나에게 어떤
성적 쾌감을 이루어줄지에 대한 망상 그리고 이 자두가 태어나서 나의
입안으로 들어오기까지 우주의 신비 자두 그 자체의 빛깔을 가지고 그 자체로써
온전히 고결한 생명이 나에게 잉태하게 됨에 대한 감사 그 외에 나보다
못한 자들이 이것을 먹지 못한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해 정부를 생각하고
나라를 넘어서 우주인들이 이 자두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맛볼까에 대해서
그리고 이 자두는 음양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암컷일 것인가에 대한 의미
그 외에도 이 자두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데 나는 왜 이러는지에 대한 자기성찰
그 외에 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잠깐 사이 이어지겠지만 결국 나는 단 두 가지
이 자두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잠깐 멈추는 어색함으로 인해 이어지는

공방전에 숨이 막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