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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년만의 강추위에 한강이 얼었다
온돌마루에 누워 책 읽다 밥 먹다
고요 속이다. 아버지 뭘 하실까
공부 중, 이황의 심리학 벗 삼는 중이시다
이 여식 無言으로 결혼 승낙하시던 때부터
짬짬이
古書 두 권 세 권 책장들이고
붓 들어 옛 서당을 그려 넣으셨다
일터 쪽방 서랍과 책상에 펼쳐진 책을 뒤적이고
베개 배고 아부지 어설픈 잠자리
한번 씩 누워 보는 것이 孝이다
“입안에 나무가 들면 그게 무슨 글자인 줄 아느냐?
곤란할곤困인게야 ”
한 그루 두 그루 입안이 무성한 숲이 될수록
벽에 붙여놓은 ‘가화만사성’ 늙은 어깨 위에 켜켜이
돈 안 될 교육에 당신 발목 잡은 평생
까막까막 비워뒀더라면 뭐가 달랐을까?
오십 넘은 딸은 시흥에서 여든 넘은 아버지는
고향에서 제 나름 터진 생 공그른다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깊고도 융숭합니다.
도시의 온돌마루지요? 기억 속에서 시골에 온돌마루는 없는것이라서요. ^^;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자주 책을 읽으셨지요.
시마을 명언코너에 담아도 잘 어울릴 듯 합니다만~~
Sunny님의 댓글의 댓글

다녀가시고 댓글까지 주시니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이경호님의 댓글

오~ 의리님의 그윽한 사유에 푹 빠졌다가 갑니다.
입안에 나무가 들다라...
요즘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글을 못 쓰는 심정으로
지냅니다.
써니님 댁내엔 써니한 창공이 펼쳐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