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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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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5회 작성일 17-07-03 04:46

본문

바다의 음모

 

바다가 껍질을 한 겹 두 겹 벗어 내면

언제 어느새 지금 여기에 도달했는지

누가 무슨 이유로 껍질을 벗겨냈는지

시작점은 알지 못하였지만

초라해진 몰골을 짓누르는 껍질의 무게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지녔지만

막혀버린 바닷길의 움직임을 보고만 있다

 

슬쩍 쓸어주는 파도의 짧은 단음에

몸 깊숙이 스며드는 소금향기의 각도에 따라

다시 바다를 허물고 싶은 그의 생각

 

수시로 변하는 바다의 레퍼토리에 목매어 살게 했던

바다의 변덕에 슬픔과 기쁨이 교차했지

그를 품속에 태우고 둥둥 떠다니게 할 적엔

햇살의 각도와 달빛의 각도가

그의 것이라 슬쩍 미루었지

 

치밀하게 계산된 바다의 속셈

그의 눈물을 훔치고 웃음마저 훔쳐갔지만

그가 폐선이란 이름을 지녔을 때는

눈물이 있었던 기억, 슬퍼했던 기억들이

침묵 속에 빠져 아무른 말도 못하고 있다

 

참으로 바다에서 한생을 일구어 낸다는 것은

짧고도 긴 시간 같은

바다의 초침에 빠져 사는 것이겠지

그래야 바다가 어떤 음모를 꾸미는지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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