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실종된 환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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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실종된 환갑들 / 테울
가늘어진 세발에 붙들려 버거워진 갯벌에 휩쓸려 망망대해 안갯속을 무리지어 흘러간다 가다 쉬다 실컷 숨 고른 흑산도는 온통 시커멓고 오르다 만 아리랑 하늘길 중턱에서 질질 침 흘리는 돌하르방과 천년을 넘도록 쓰리랑 바닷길 초입에서 쩍 벌리고 자맥질하는 구문여 철썩 철썩 찰떡궁합이라는데 오늘은 보일락 말락 묶인 발 동동 막걸리며 김치며 홍어며 온통 삭힌 것들 그럭저럭 홍도는 뚝이다 어찌어찌 마침내 정신줄 내려놓은 곳 목포는 역시 항구였다 술은 고주망태 안주는 세 발 네 발 육갑을 떠는 나잇살 이래저래 해방된 중성의 수컷들 열 2박3일의 실종된 시간들 이걸 추억거리로 새겨도 좋을까
허우적거리다 제 증명을 흘려버린 동창의 동영상 한 컷
그리고 곧 죽어도 의리를 지키겠다는 합성사진 한 컷
그 그림자들을 끊어진 필름처럼 떠올려보는
다음날의 일상이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갯벌에 휩쓸려 망망대해 안갯속을 무리지어 흘러간다
파도를 넘어 가다 쉬다 실컷 숨 고른 흑산도
온통 시커먼 유배지에 잔상들,
돌아온 목포향에 세발 낙지 술 한 잔 기우시는 모습도
글 속에 아름답게 오버랩 됩니다.
따라다니기만 해도 즐거운 여행 길 잠시 함께해 봅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곰삭힌 것들 실컷 먹고 갯벌에 푹 빠졌다 나왔습니다
이런게 여행이고 추억이겟다 싶은 시간이엇습니다
소감으로 긁적여본 졸글에 머물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일 하느라 요즘 시말에 자주 못 들어왔습니다.
좋은 휴가를 즐기셨네요. 부럽습니다.
김 시인님 덕분에 눈 요기라도 했으니 이걸로 만족 해야지요.
건안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저만 먹은 셈인가요
이제 더위도 먹고 비도 잔뜩 먹어야할 요량입니다
여기는 태풍이 기웃거리고 있답니다
잘 먹었으니 맞서 싸워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목포가 눈물 말라버린 항구였으면
거기서 영산강 거슬러 40Km쯤 오르면
영산포는 선창 사라진 포구인데... ㅎㅎ
기왕에 실종된 환갑, 한 번 더 쇠시지요.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목포 기사분이 그러던데 ...
목포는 이제 귀신이 어슬렁거리는 도시라는데
참으로 옛날이 그리운 곳이겠습니다
삼학도며 유달산이며...
실종된 나잇살 다시 찾았습니다만
친구 신분증은 기여코 목포에 놓고 왔다는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김시인님 나잇살 드셨어도 더 이상 세파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기는 비가 안와서 찜통입니다
날도 더운데 편안하시기를,,,
김태운.님의 댓글

전 아직 청춘입니다
태풍과 싸우고 싶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