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꽃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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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꽃 /秋影塔
털실 한 타래 풀어 꽃 몇 송이 피웠는가
잎은 띄엄띄엄 나를 보고
털실 엉기듯 뭉툭한 꽃으로 사랑이나 하자는데
내 생이 또한 뭉툭한 나무토막이라 너를 안아
온기 낼지 모르겠다
이승도 저승도 한 세상
어질어질 갈리는 시간 속
몇 잎 꽃잎으로 매달린 사랑이여,
아득하고 야윈 석양아래 네 꽃잎에서
열매 없는 사랑을 딴다
죽으러 다시 온 게 아니니 죽어도
못 떠난다는 너를 붙잡고
흘려줄 눈물이 없어 밤이슬을 기다린다
눈으로 곰삭은 너와 나의 사랑이 도수度數를
올리며 술처럼 괴는 밤, 정수리에서부터 흐르는
드디어 흘려 줄 눈물 같은 이슬 몇 방울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자귀나무 꽃!
이토록 가슴 시린 사랑시를 읽어본 적이 없는 듯 싶습니다.
싸늘히 식어버린 뭉툭한 나무 등걸로 뜨거운 꽃잎을 데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염원을 담아 함께하는 사랑이 시인님의 마음 인 것 같습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옛날에 자귀나무 한 그루가 집에 있었는게 그만 죽어버려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헌 욕조에 흙을 채우고 꽃까지 피웠는데 그만
관리 소홀로 고사하고 말았지요.
두 세상을 넘나들며 지금도 가느다란
꽃을 피웁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추 시인님!
일 하느라 요즘 시말에 자주 못 들어왔습니다.
'흘려줄 눈물이 없어 밤이슬을 기다린다'
자귀나무 꽃의 속 깊은 무언의 소리를 잘 담으셨습니다.
늘 건안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꼭 색실을 잘게 썰어놓은 듯, 실국화
비슷하게 꽃을 피우는데, 향도 있습니다.
잎이 서늘하게 느껴지는 나무입니다.
아담하고 청초한 여인 같은 꽃이지요.
산에나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집에 있던
나무를 죽여버린 지금은 .... ㅎㅎ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도수를 너무 높히다간 열불나 죽습니다
더도덜도 한라산만큼만...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핀 꽃
멋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도수는 36.5도로 하겠습니다.
2도 더 올려서 119 신세지는 건, 아무나의
맘이니 상관은 없고요. ㅎㅎ
감사합니다. *^^
힐링님의 댓글

자귀나무에 대한 깊은 인연이 있어
늘 여름이면 그 자귀 나무의 꽃잎이 피어나
내 곁에 있음을 봅니다.
여기에 사랑으로 덧입혀 풀어내는 가락에 가슴속까지
저며들어 술과 춤을 곁들여서 세상사의 시름을 던지고
자귀꽃 향기에 젖어들어 살고 싶어집니다.
이승과 저승과 경계성까지 지웠으니
이또한 도원의 문이 열려 았음을 봅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자귀나무는 원래 콩과의 낙엽 교목입니다.
여름에(지금쯤) 분홍 실 같은 꽃이 피고 가을에콩꼬뚜리 같은 작은 열매가 달리지요. 꼬투리 안에 서너 개의 씨가 들어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밤에는 활짝 펴졌던 잎이 오므라들어 마치 추위를 타는 듯 보이기도 하지요.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쇠스랑님의 댓글

우 와와, 요로코롬 잘 쓰시는지요
수명을 몰랐는데 많이 봐왔는 나무
옛사람들은 ‘야합수(夜合樹)’란 이름을 붙였다네요..
멋져요 추시인님 더운 날씨에 잘 계시이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야합수?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나무는 해가지면 꼭 시든 잎처럼 잎을
오므리는데, 그래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참 자연의 조화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헤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매미가 이 나무를 좋아하더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쇠스랑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죽으러 다시 온 게 아니니 죽어도
못 떠난다는 너를 붙잡고
흘려줄 눈물이 없어 밤이슬을 기다린다
슬픔의 극한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밤이면 잎사귀가 서로 안아주는 꽃이라는 걸
본적이 있는 거 같은데 모습이 슬픔이 아련하게 퍼지는 것 처럼
신비하네요
추영탑 시인님의 섬세한 감성에 애잔함으로 머물다 갑니다
평안한 저녁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자귀나무는 가지가 넓게 퍼져서 정원수로는
잘 안 어울리지만, 그래도 그 꽃은신비롭습니다..
별루인 글이 라라리베 시인님의 一光에 힘입어 작은 빛을
얻은 듯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