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이 짙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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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이 짙어지면/활공
남녘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마냥 들뜨고 빨간 볼 봄이 그리운 소년이고 싶다
붉어진 꽃망울에 이슬이 가늘게 아침 서곡을 알리면
깊은 속에서 아련한 그리움 하나 더 잉태하겠네
섬돌 앞 봄의 몸살이 깊어 질 쯤
나 또한 깊은 열락으로 그 봄과 함께 하리
수 많은 봄을 헤이어도 알 수 없는
붉게 터진 동백의 아픔을 무심한 파도는 알까?
저렇게 처절하게 목아지 떨구니
전생의 원한으로 못다 이룬 사랑인가!
봄을 재촉하는 비는 하루종일
대지의 품에 안기며 언 땅에 꿈을 키우라 이르네
침묵의 강을 건너고 불어 올 남풍은
무슨 사연이 저리도 많아
내 가슴에다가 이렇게 기다림의 시간을 주나
반짝이 던 별들도 흐릿한 기억을 더듬는 듯 한데
아직 다 채우지 못한 여백에
밤이 깊어지는 줄도 모르고 손이 파르르 경련을 일으킨다
왜 이렇게 가슴은 무덤덤한지
끝없는 침묵의 밤에 고개를 떨구나!
꽃샘 추위는 꽃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성장통인 것인데
의미를 두면 의미로 남고
의미를 두지 않으면 무의미 한
세월은 어느 봄날이 짙어지는 날
그 사계를 돌아 마음의 고향을 찾는가!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활공님
안녕 하십니까? 반가운 우리 시인님!
낼 부터 3월이네요
봄을 기다리며 절절하게 수놓은 아름다운 서정에
시인님 뜨락에 즐겁게 쉬어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