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응답 - 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자동응답
(아무래도 아닐 거야... 정말, 아닐 거라구)
가장 공인된 거짓말은 늘 화려한 선전벽보가 되고
그래서 일찌기 아돌프 히틀러도 '나의 투쟁'을
썼던 것처럼 바른 말일랑 하늘나라에서나 할 일
그래, '너나 잘 하세요'가 정답인지도 모를 일
세수만 조금 해도 금방 벗겨지는 얼굴들
틈만 나면 날름대는 혓바닥은 참 고단하게
귀한 거야, 다 그런 거야 하면서, 영혼 없는
신발 문수 같은 말들만 뱉아내는 의젓한
주둥이가 활기찬 루즈를 바른들 그 누가 뭐랄까
가식 없는 마음이 어디 그리 흔하랴
맑은 햇빛에 깨끗이 세탁된 하늘 아래
싸구려 같은 人生 전단지들이 우수수 떨어지면
아주 많이 늦은 눈물이나 닭똥처럼 흘리게 될까
오! 그 후련한 뻔뻔스러움으로
전화 주셔서 고맙습니다
삐~ 소리 후에 혹, 메세지 남겨주시려면
삐딱한 삶의 유인물 어느 쪽이던 상관없이
기름진 목소리로 꾹 눌러주세요
횡설수설의 은혜를 베풀어주세요
마음과 속 깊은 얘기 하지 못한 혀의
간편한 노동이라도 힘써 주세요
간간이 참 詩詩한 詩 같은 말,
전혀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엉겹결에 존경스러워 하는 마음의
타이틀도 대문짝만큼
인쇄되어 습관 삼아
읽는 신문지가 되더라도
휴지가 없을 땐 참 요긴하게 쓰이듯
그저 그렇고 그런 얘기라도
남겨주세요
(내 것 아닌 전화기에서
전해지는 메세지로 귀가 몹시 아팠다
에이 씨~ 한쪽 눈마저 멀었는데..
힘에 부치는 세상살이가
이렇게 날 또,
부수나보다)
- 안희선
夕空暮色
댓글목록
예시인님의 댓글

오랜만에 문안 인사 드립니다 ^^..잘 계시지요?
오늘은 의미심장하 좋은 표현들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감상 잘 하였습니다..좋은 시간 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잘 지내지 못하는데요~
- 왜?
몸은 몸대로 아프고, 마음은 마음대로 답답해서요
근데, 갑자기 독일 정통 맥주 한 잔 마시고 싶어지네요
정숙 시인님이 안 사줄 거란 건 잘 알지만서도 (웃음)
푸념쪼가리 같은 글인데..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신 곳은 밤 9시 18분
좋은 밤, 되세요
시인님,
예시인님의 댓글

ㅋ.ㅋ 저희 동네까지 오시면,,당연히 그 정도는 사드릴 수 있지요.
근디,,맥주 한 잔 값이 비행기 값이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이 곳은 지금 밤 9시 31분..
안희선님의 댓글

" 맥주 한 잔 값이 비행기 값이네요 "
그래서, 정숙 시인님이 안 사줄 거라고 한 거에요 (저, 똑똑하죠?)
이 곳은 오후 2시가 되어가네요
늦은 아점 먹을 거에요
말리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