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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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상담소
뒤엉킨 삶의 실마리를 찾고 싶다는 선배를 따라
점집에 간다
족집게 처녀가 사는 골목집에는 깃발이 문패처럼 펄럭이고
향불이 음모처럼 피어오른다
탱화 속의 눈동자가 내 뒷골목을 다 안다는 듯
노려본다
청담동, 사과궤짝에 어눌한 글씨로 “문 선배 인생 상담소”
어깨가 무거울수록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산을 빌려주는 대신 함께 비를 맞아준다는, 얼렁뚱땅
시작했다는 스물네 살의 사내
쌀 몇 알을 상 위에 뿌린다
번번이 미궁으로 빠져드는, 편하나 들어주지 않는 생
로또를 사도 두 자리도 안 맞는
헝클어진 실타래 술술 풀린다는 그 사내 한번 인생 상담을 받아볼 요량인데
春來不似春
산새들 합창과 나무들 꽃눈 터트리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귀가 꽉 막혔다
경청의 힘으로 확장한다는 그 인생 선배, 매실나무가 꽃눈을 틔우고
냉이 쑥 하나같이 귀를 활짝 열고 있다
바람이 읽어주는 햇살 경전 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김선근님
안녕 하십니까? 반가운 회장시인님!
점 집에 들어가신 소감이 아리송 하지요 ㅎㅎ
예전엔 저도 많이 가 봤습니다 지나고 보면 좋다는 것은
하나도 좋은 일이 없고......
시인님! 대 보름 즐거우셨습니까? 세상이 달라져서 대 보름의 잔치도
도시에선 볼 수가 없어저서 삭막 하기 그지 없어요
안부 드리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회장 시인님! ~~^^
채송화님의 댓글

좋은 시 읽고 인사도 못드리고 가면 죄송해서...
주말 자-알 보내십시오. 김선근시인님!
김선근님의 댓글

참 반갑습니다 은영숙 시인님
아침 일찍 김포 텃밭에서 일하다 오느라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네 옛날에는 대보름날이 대단했지요 오곡밥을 하고
들판에가 친구들과 불깡통을 돌리는 참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불티로 옷이 숭숭 구멍나 혼나기도 했지요
저도 대보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님 건강은 어떠신지요
늘 건강 보중하시고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아이고 송화 시인님
예전에 썼던 시를 퇴고해 보았습니다
요즘은 주로 그전 시들을 퇴고하고 있습니다
몇 번을 퇴고해도 또 부족한 것들뿐입니다
시인님께서 창방에 성찬을 차려놓으시니 대갓집 잔칫상 같습니다
배불리 먹고도 몇 광주리는 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