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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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봄 / 정진혁
보라, 거리마다 핀
벚꽃나무 아래서
돗자리 펴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봄
밤하늘의 별과
두 블랙홀 사이에서
발견한 중력파에 반짝이는
너의 까만 우주 속에
앉아, 귀 기울이는 시간
보라, 내 유년에 좋아했던 색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 사이에서
나를 서성이게 하는
가만히 바라보면 왜 하고 묻는
그리고 하루에 몇 번씩
불러보고 싶은 이름
보라, 시선을 마주친다는 것은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정 반대라는 것
허나 우리의 뒷모습을
서로 만져줄 수 있는
따뜻한 손길 같은 것
아직 우리 둘
살얼음처럼 얼어있고
불쑥 고개만 내민
이른 봄에
나는 봄, 보라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 나는 봄, 보라 "
저는 추운걸 넘 싫어해서 달려가 끌고오고라도 싶습니다.
봄, 보라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