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의 화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늙음의 화덕
지난날의 내 삶의 증인처럼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기억들.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죄와 벌들이
불쏘시개 되어 구름을 태우는 석양의 오렌지 빛 향수.
아! 신비롭구나
늙음의 화덕에서는
가장 아름다웠든 내 생의 선행과
가장 부끄러웠든 악행까지도 꼭 같은 무게로
용서되어야 하는 추억의 불꽃으로 일렁이다 사라진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댓글목록
하얀그림자2님의 댓글

추억이 타는 화로에는
언제나 군고구마가
재를 들쓰고 날 기다리고 있을 듯.
아님
초롱대는 두 눈에
껍데기까지 않은 밤이랄지 계란이랄지들이
초신성처럼 폭발할 것 같은 두려움도 있을 듯.
무엇이 되었든, 밤새 화덕이든 화로든
지필 게 있고, 구울 게 있고 튀길 게 있다면
무엇보다 군내라 풍길 듯한 그대라도 함께 있다면
까만 밤이 하얗게 바라버린들 어떠리,
검은 머리 하얗게 센들 또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