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사선을 오르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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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사선을 오르내리며 / 테우리
365일 연초의 끄나풀이다
시나브로 흐느적거리며 허공으로 사라지는 화려한 춤사위
마냥 칠색조이고 싶다는 작자다
그 변주에 환장해버린
잠시지만 그 철전지 척애隻愛를 만나러 문밖을 나선다
시일이 라토를 밟고 납작 엎드렸다
라토가 솔금을 밟고
솔금이 파목을 밟고
파목은 미수를 밟고
미수는 래화를 밟고
래화가 도월을 밟고
도월이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날마다 반복되는 계명과 성좌를 찾아 흥얼흥얼 문밖을 나선다
하늘을 날듯 땅을 박차듯
층과 층 사이 척척
건반을 밟듯
비상구 형광이 노려보는 와중에도 유리벽 속으로 아라비안이 밤낮 얼씬거리지만
이들은 톱니바퀴에 물려 수없이 뒤죽박죽 섞이기를 좋아한다
능구렁이처럼 비틀며 헐거운 호주머니만 겨냥한다
무딘 골치만 붙들고 더 흐리게 할 뿐이다
아랑곳없는 이 작자 365일 일곱 가지 생각만 밟으며
사선의 어간을 오르내리고 있다
시시때때 시시때때
모데라토 모데라토
연깃속 행운을 더듬으며
허공의 운행을 헤아리며
더 이상도 싫다며
그 이하도 싫다며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음악에 맨지기라 도레미파솔라시는 알겠는데 월화수목금토일은 모르겠네요ㅎㅎ
눈 속에 파묻히지 않고 살아있네 그려
매화는 피었수까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그 정도면 참 많이 알고 있네요
전 여태 눈 속입니다
눈만 뜨면 눈무덤이 그 앞을 꽉 덮어버립니다
매화는 피었다는데
제 눈엔 아직
감사합니다, 헹님!
채송화님의 댓글

담배 끊읍시다. 올해는...매일 피워대면 몸 상합니다.
하루도 빼지 않고 피우면...참, 재주도 다양하셔라~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하도 많이 들은 말이라 이젠 만성입니다, ㅎㅎ
꼬꾸라지면 그때서야 깨우칠까
csh님, 염려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365일 일곱 가지 생각만 밟으며
사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시인님에 글밭에서
저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머물다 갑니다.
오늘 래화가 도월을 밟고 미수로 갑니다.
올려주신 '절반의 사선을 오르내리며' 감사 합니다.
행복한 365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함께 날을 밟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러고보니 똑 같은 계단이군요
감사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크흑... 오늘 참 묘하군요.
2015 "지면꽃"이라는 작가시회 작품집에서 김태운 시인님의
'거울이 삼키는 시간' '가을에게 부치는 편지' '짙푸른 이끼로 뿌리를 내려라'를 읽었습니다.
작품 감상 잘 했습니다. 건필하세욤^^
김태운.님의 댓글

묘하다니 그나마 감사할 따름입니다
거기에다 시답잖은 제글도 읽어주시고
더더욱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소서!
양철붕어님의 댓글

계단이 너무 높아서 언능 밟기가 어렵습니다
365일 살아간다는 것이
세상에서 누구의 가장이 된다는 것이
수레 하나 달고 저 계단의 음계들을 밟아 가겠지요 아니 가야겠지요
맛깔스런 문장 읽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그러고 보니 계단이 좀 높아보이는군요
20계단쯤이 좋다던데
훨 넘겨버렸습니다
뒤죽박죽의 생각으로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오늘은 전위적 형태로 시를 적으셨네요.
실험하는 정신이 시를 더욱 윤택하게 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계단을 밟듯 차례차례 고지식하게 오르내렸는데
어쩌다 전위적으로 비쳤군요
격려의 말씀으로 새겨듣습니다
감사합니다
현탁님의 댓글

음악엔 음자도 모르니 시가 참 건반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밟고 밟고 밟고 내려왔습니다
이젠 모데라토로 시인님의 노래 한 곡 밟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노래를 밟으려면 오르기도 해야합니다
오르락 내리락
이미 사라져버린 시나브로 한 개피 물고
백조나 파랑새도 좋고요
모락모락 피우며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