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추측으로 살찌는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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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으로 살찌는 상상
이포
싸리재 넘은 춘삼이 실어증에 걸렸다
춘삼이 놀란 정황에 난무한 추측
1930년 여름 마을에선 호랑이 이거나 산적이라 했을 것이고
1970년엔 달빛 어리는 나무 그림자 이거나 소복녀라 했을 것이며
1990년엔 빛의 속도로 사라진 UFO 이거나 외계인이며
2016년 요즘은 핵탄두 미사일 쏴대는 김정은이라 했을 것이나
춘삼이 사모하던 청상 된 아씨의 죽음이라 쓰여 있었다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고쳐 쓴다면
아씨와 멀리 가서 잘 살았다 했을 텐데
싸리재 10차선 대로가 된 요즘
달밤엔 자동차 불빛들이 시절 따라 난무했을 추측들을 깨며
춘삼이 놀란 눈 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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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캬~~~
시골에서 한밤중 어둑서니에 소스라치게 놀래 본 사람은 바로 이해할 겁니다.
좁쌀 같은 소름이 돋고 머리칼이 쭈뼛 서던 그 서늘한 공포....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고현로 시인님께서도 아시는 군요.
저도 산골에 살 때 밤길 걷다가 급해서 노상 방뇨를 한 적있었는데
바로 그 때 풀 숲에서 부엉이가 부엉하고 울어 소스라치게 놀라
오줌 줄기가 뚝 귾겨 한참만에 방뇨를 끝낸적 있지요.
그래서 문득 춘삼이가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