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만 살자 > 창작시

이렇게만 살자 /

그래 우리 거기서 살자
밤 이면 별빛이 곱게 내리는 곳에서

산모롱이 비탈밭에는 밀 을 갈아 누룩을 빚고
가생이 다랑고지에는 올벼를 내자
텃밭에 감자가 알이들 때 쯤이면
가지 오이 꽃 향기에 취해 나비는 비틀거리고
부룩박아 뙤약볕에 자란 옥수수도 아기를업어 키우는 곳

그래 우리 이렇게 살자
세상의 잇 속을 우리집은 잊어버리자

앞 개울에 송사리 잡고
뒷 산에 고비 고사리 뜯어
고추장 풀은솥에 넣어 매운탕을 끓이자
할아부지 할무니 엄마 아부지
형 누나 동생 누이 할것없이
둘러앉아 숟가락 하나들면 배부르지않겠니

그래 우리 포천에 살자
이 곳에서 그렇게 사랑하고 웃으며 살자

마당가 돌절구 옆 대추가 빨갛게 익어갈 즘이면
밤송이 아람벌어 밤이슬맞아 떨어지는 소리를 세어보고
눈 내려 모두잠들 밤 이오면
아랫목에 숨어익은 막거른 동동주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면
나 도 잠 이들어 꿈 을 꿀수 있으니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