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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27회 작성일 16-02-16 10:00

본문

 

 

雪國에서  

 

 

한 여자가 가슴 귀퉁이를 서성거립니다

오솔길 하얀 발자국을 찍으며 걸어옵니다

무덤에서 죽었던 나사로가 육중한 돌문을 열고

붕대를 풀며 걸어 나옵니다

눈 같은 것은 어지럽다고 쓸어버렸는데

지겹다고 잊어버렸는데

두 장의 극장표와 그리움을 튀긴 팝콘을 들고

소복이 서 있습니다

보나 마나 자코메티 철사줄 같은 사랑일 테지요

그녀는 집착이라 했고 나는 몰입이라 했습니다

벌건 인두에 화인 맞은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목격한, 나는

아물지 않은 옹이를 쓰다듬으며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뚝뚝 동백꽃은 지고 동박새는 날아가 버리고

가지 끝 오롯이 얼음꽃 피었다고

벨은 울리고, 헛울음으로 울리고

지문처럼 새겨진 전화번호가 늑골을 쑤십니다

햇살에 쩌억 갈라지는 강물이 될지 알겠냐고, 그 雪國

영화의 엔딩 같은 까치 한 마리가 하얗게

하얗게 짖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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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만 내리면 생각나는 인연,
가슴 속 설국에서
오래오래 화인으로 남아 있을 듯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당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우째 그리 잘아신당가요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방금 무의대사님께 문자 왔네요
늘 건강하시고 이뻐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당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문처럼 새겨진 전화번호가 늑골을 쑤십니다
오늘도 눈이 왔는데
그 전화번호 늑골을 찌르더이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그 전화번호가 늑골을 찔렀나요
오늘도 도장 꾸욱 눌러주시어 감사합니다
아직 날씨가 매서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의 엔딩 같은 까치 한 마리(가) 하얗게
하얗게 짖어댑니다///

눈밭을 더듬는 까치의 소리
참말 그렇겠다싶네요

짐착인지 몰입인지

김선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갑장님
그리움이란 그렇게 애를 태우는 것이지요
잊으려면 더 생각이 나는
우두커니가 되어버리는 
불치병 같은 것이지요 격려의 말씀과
따스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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