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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07회 작성일 16-02-16 14:16

본문

 

 

 

 

 

 

바다

 

 

 

뱃사공 바주데바*는 오랜 세월 동안 강물소리를 들으면서 살았다지

강바닥의 돌멩이들과 휘돌아가는 물결이 그의 전부였다지

나도 좀 있으면 바다로 갈 거야

쉼 없는 파도소리를 들을 거야

매일 아침 해변에 서서 바다가 선물하는 해를 받고

파도가 한장 한장 전해주는 편지를 읽곤 하겠지

가끔은 책장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두꺼운 책을 배달해 주겠지

바닷가에 앉아 단숨에 그 책을 다 듣겠지

바다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키 높은 뭉게구름이었다가

끼룩 제비갈매기였다가

돌고래 물숨소리였다가

바다 위에 잠드는 달빛이었다가

낚시 떠나는 조각배의 노였다가

해변을 삼킬 듯한 바람소리였다가

간이 편의점의 찢긴 천막이었다가

하늘을 찌를 듯한 등대였다가

바닷가 모래위에 반쯤 누운 병 속의 쪽지가 되겠지

바다 곁에선 더이상

어떤 말도 어떤 기대도 어떤 걱정도

인어공주의 물거품이겠지

더 늦기 전에 바다로 갈 거야

나를 바다에 노 저을 거야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에 나오는 뱃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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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무수한 파도며 물결은
바다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말씀이자 편지겠지요
푸르고 싱싱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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