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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여행 / 테우리

 

 

타고난 근성의 철부지라 불혹의 언덕이라며 한 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세상 이치를 제대로 알려면 지천명을 무사히 넘겨야한다며

이명의 근친이 이순에 가까워지면서 까다롭던 귀도 서서히 순해지기 시작했다

블랙홀의 중력파가 감지되었다는 소식에 귀청이 간지럽다

아인슈타인의 아이러니라나?

그의 이론대로라면 직선상의 시공간을 구부려야한다는데

그 짧아진 파장을 타고 세월을 거슬러야한다

이 굉장한 소식을 저승의 그에게 꼭 전하고 싶다

내친김에 더 멀리 나의 근원도 파해치고 싶다

요즘 따라 퍽 무뎌진 뇌리가 첨단 타임머신 소파11호 조종간을 붙들고 있다

이 기상천외한 전파에 혼을 품은 몽롱한 신호가 휩쓸린 찰나

땅거미 내장을 파고들고 있다

깜박거리기나 했을까

블랙홀이다

혼돈이다 

화이트홀이다

근 2000년 묵은 고목이 구지봉에 떡 버티고 있다

다행히 그 우듬지에 불시착한 나

나이테를 더듬으며 슬슬 아래로 내려간다

마침내 도달한 시원의 그곳

깊게 뿌리 내린 금빛 바다 근처

여기저기 야단법석이다

나도 간 너도 간 칸의 조상들

이도 저도 간 떨구는 소리들

허접한 달팽이관을 울린다

여섯 개의 황금알이 비치고

개중 하나가 큼직하다

아! 수로왕이다

정신없이 달려드는 순간 툭 치는 소리와 함께 바가지에서 울린 헛소리 닥치라는 소리 똑바로 자라는 소리

전자파에서 울린 쇳소리 2단 3단 로켓소리에다 이런 저런 미사일 소리

순식간에 왕왕 귓전을 맴도는

잠 안팎 소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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