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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죽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2-14 08:56

본문

타인의 죽음

 

바다의 1%도 열어보지 못했으면서

오대양을 누빈다고 얘기할 때나

우주를 얼마나 거닐어 봤다고 그 많은

수수께끼들을 풀었다고 얘기할 때면

도대체 우리 인간들은 타인을

받아들이는 신경계가 어디인지

얼만큼의 시간이 주어져야

너와 내가 서로를 알아간다고

말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였다

 

부천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

조각난 아이는 덩치가 컸는지 냉동고를

채우고도 남는 부분이 있어 잘게 썰어

변기를 통해 흘려보냈다 한다

순간 온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아이는 변기를 빠져나와 어디로 흘러갔을까

지구의 가장 추악한 이 곳을 벗어나

아이는 어디로 흘러갔을까?

 

잘 차려입은 관복으로 한 어른이 TV에 나와

아이의 죽음을 부모의 지나친 소유욕이라고 얘기했다

소유하다

타인을 얼만큼 알아야 소유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의 말과 행동을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나의 말이 되고 행동이 될까

바스락거리는 바람소리에도 길을 잃는

어린 영혼들에게 내가 나고 자란 이 지구의

한 모퉁이가 너무 황폐하고 메말라서

오늘은 종일 아프고 또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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