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13 이벤트 ) 바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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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네의 슬픔
철조망보다 견고한 영역 화염검이 타오르고 있다
딸에서 딸로만, 여자에서 여자로만
알타미라 동굴벽화처럼 살아가는 아마존 야루보족
늙은 여인이 수컷이란 어둠을 뜯어먹는 늑대라고
금남의 주술을 걸때
시간은 피그르르 멈췄다
우주를 몇 바퀴나 돌았을, 세상이 정지 되어버린
16살 소녀 바네,
설핏 곱슬머리에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
미필적 강간을 증오하며 피 냄새 나는 아들을 안고
단절의 강을 건넌다
붉은 늑대들을 몰고 온 백인들에게 짐승처럼 침탈당했던
핏빛 신화가 뼛속에 스며있다
여인들이 가시나무로 알몸을 후려치며
욕망의 환타지를 소멸하고 있다
더러는 강물에 수장시키기도 가시에 걸쳐 놓지만
흙냄새만 맡으면 스멀스멀 산무애뱀
나무의 영혼을 지켜야하므로 아들을 신탁한 채
칡넝쿨 같은 관습이 몸뚱이 칭칭 감아버린 나무
앳된 그녀, 와디wadi의 바람처럼 서있다
시계는 11시 59분에 멈춰 있다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여인들의 나라, 철조망보다 견고한 영역
화염검이 타오르고 있다"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정민기 시인님
언젠가 tv에서 아마존 밀림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야루보족 다큐를 보았지요
16명의 여인들이 징그러운 벌레를 잡아먹으며
남자처럼 살아가는,,,,,,,
좋은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최승화님의 댓글

칡넝쿨 같은 관념이 몸뚱이 칭칭 감아버린 나무,
라는 표현에 한참 머물가 갑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최승화 시인님
수년전 송년회를 끝으로 뵙지 못 했었지요
늘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문우님들께 여쭤 보기도 했는데
뭔가 중요한 일에 몰두하신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이렇게 한층 내공 깊은 시로
중후한 모습으로 뵈오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버선발 반가운 것은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시인님 오심으로 창작방이 환합니다
귀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