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유서 A note left behind in advance] 나 죽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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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은 후에
기억하지 마세요, 나를
그대가 헤쳐나가야 할,
현실만으로도 벅찬 것을
그래도 굳이 기억해야 한다면,
다만 그대 입가에 고요한 미소로
내가 기억되기를
내가 까만 어둠 속에서
그대를 기억하며,
미소짓듯이
삶이 끝난 뒤,
가느다란 불꽃 주위의 추억들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겠지만,
내 가슴엔
너무 소중한 것들
그래서, 슬픔이 될 수 없는
나의 미소이기에
그대는 아파하지 말기를
나, 이제 죽은 후에
비로소
평안하니까
- 안희선
Nuovo cinema paradiso suite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안희선 씨 죽지 마세요.~ㅠㅠ
제가 곁에서 항상 지켜드릴게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민기
그대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아닌
그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의 손을 잡는 사람이 아닌
그 슬픔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실망하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그대를 실망하게 하는 사람을 혼내주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별을 가득 담은
밤하늘을 아낌없이 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아플 때마다 물에 적신 수건을
꼭 짜서 그 머리에 얹어주고 싶습니다
그대 마음을 친절하고 자상한 나에게
함부로 흔들리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대가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 해도
나는 그대가 힘들 때마다 앉을 의자가 되겠습니다
단지 바라만 봐도 좋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있어서 나는 날개 없이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이승철
https://www.youtube.com/watch?v=PmSPu0bXXGs
죄송해요.^^;
시를 감상하고, 감정이 북받쳐서~
고운 한 주 되세요. 문우님~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세상에 죽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답니다 - 예수님만 빼 놓고 (전, 신자는 아니지만..아무튼,)
넋두리 같은 유서 ..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민기 시인님,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을지 모르지만,
가는 그날은 순서가 없다고 하지요.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가는 그날까지, 아동 복지에 힘을 쓰렵니다.
저는 죽는다 해도, 안희선 씨는 제발 죽지 마세요.~ㅠㅠ
노정혜님의 댓글

생명은 수많은 경쟁을 뚫고 태어납니다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니고
나라의 내 가족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것
맘대로 할 수 없고 아주 아주 귀중하다
사람이 없다면 지구 뭐고 필요가 없다
택함을 받은 특허품
늘 건 필하시고 힘내셔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귀한 말씀, 가슴에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노정혜 시인님,
誕无님의 댓글

미리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요.
그만큼 살얼음을 딛듯 살아가고 계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
자칫 가볍게 쉽게 읽힐 수 있으나
이 글은 지독하게 시린 그리움과
끝날 줄 모르는 질긴 병고가 깊기에 나올 수 있는 글이라 봅니다.
가만있어도 바늘 수천 개가 계속 찌르던
지긋지긋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에서
/ 나 죽은 후에 나를 기억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저도 이랬거든요
좀 더 오래 사십시오.
건강하게 살아 우리 만납시다.
.
안희선님의 댓글

同病相憐.. 아니, 同生相憐 - 근데, 이게 말이 되려는지
고맙습니다
탄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