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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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못 찾겠다 꾀꼬리
나무들은 어디에 숨었을까
더듬는 손바닥 앞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허공으로 막아서는
끈끈한 유리벽들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는
빛 속의 빛
내 안의 너는 어디에 숨었을까
우리의 게임은 처음부터 그런 것이었네
숨지 않은 너를
술래인 내가 찾아나서는 것
멈춘 바람은 바람이 아니듯이
아무리 더듬어도 네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나무가 없는 숲에서 나를 꺼내 줘
이 술래잡기 놀이에서 탈출하게 해 줘
꽃이 움트는 소리 들리지 않는
새들이 오지 않는 적막한 감옥의 바깥 세상에
어느 새 백년이 흐른 건 아닐까
누군가 살아 있다면 대답해 줘
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꽃이 피고
푸른 새 생명이 움터야
술레잡기가 끝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힘찬 한 주 여시기 바랍니다
石木님의 댓글

숲의 감옥에 어느 날, 꽃이 피고
새들이 와서 울어준다면
저 고독한 술래의 눈과 귀가 열리겠지요.
오늘 꽤 추운 날씨이긴 하지만
활짝 개인 하늘이어서
좋은 한 주일이 될 것 같은 예감을 갖게 합니다.
봄을 향하여 힘차게 걸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봄이 오면, 자수하듯 잎들이
꽃들이 스스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네요
명징하면서도 감각적 사유가 있는 시
감사하게 읽습니다
石木님의 댓글의 댓글

꽃과 잎들이 자수를 하여 오더라도
제 내면의 준비태세가 미흡하여
좋은 기회들을 허송하게 되곤 하더군요.
저는 글 쓰는 목적이
하루하루의 삶의 의미를 온전하게 수용하기 위하여
관점과 감성의 촉각이 늘 신선하게
조율되어 있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요.
‘명징하면서도 감각적 사유가 있는 시’ 라는 말씀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고무적인 최상의 덕담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