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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눈/활공

이해하기 어려운 글귀마다

거기엔 시인들의 상상력이

살아서 움직인다

그렇게 가고 싶고 그리워하던

저 우주를 오늘 밤도 헤집고 다닐

시인들의 마음은 고독하다

갑은 갑대로 을은 을대로

자신들이 견딜 만큼의 세상을

버티고 서서 가슴으로 전해오는

우주의 언어들이

하얀 여백을 채울 때 마다

시간이 멈추고 기다려 준다

황폐하기만 한 저 들녘이

시인들의 눈에서는

계절이 꿈틀거릴 희망을 본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길이기에

오늘 밤도 어둠을 부여잡고

별빛 사리들이 쏟아지는

은하 강을 건널 것이다

돌아 올거라는 생각은 잊은 채

이미 시인들은 보이지 않고

타고 가다가 남겨둔 조각배 한 척이

주인을 잃고 썰렁하게 버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