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13】 교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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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살목
허영숙
나는 애초부터 기생寄生의 운명, 새의 몸을 빌려 네 곁에 왔다
등을 밟고 오르는 동안 ,
너는 초록을 토해내고 핏빛 가을을 불러냈다, 아픈 곳이 없는 것처럼
수관을 다 잃고 뼈만 남았을 때 너는 신음을 했다
나는 악수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너는 사멸했다. 그건 나의 속박이 아니라 곁에 둘 나무를 보는 안목이 부족한 탓,
흔적을 지우려고 남은 뼈들을 밀어냈으나 내 몸엔 연민의 잎사귀들이 해마다 새로 돋았다
오래되어도 까마득해지지 않는 기억을 흔들며
잎사귀가 울었다
나도 뼈가 저렸다
너의 방심이 운명이었다면 나의 명분은 스스로 설 수 없는 처절이었으므로
잎사귀로 비를 받아 죽은 자리에 속죄하듯 따르겠으나
나는 이미 가장 아픈 죄명을 가진 식물이 되었다
댓글목록
최승화님의 댓글

너의 방심이 운명이었고 나의 명분은 자립할 수 없는 기생,이었습니다.
너의 죄목은 교살방조죄, 그러므로 순전히 내 생각으로는 둘 다 무죄!
돌아와 처음으로 인사드릴 기회가 되었습니다. 역시나, 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덕분에 창작방이 훈훈합니다.
이제 어디 가지 마시고
숨지 마시고 여기에 뿌리 내려 넓은 그늘을 주세요
고맙습니다
Sunny님의 댓글

너의 방심은 운명 나의 명분은 기생ᆢ
방심과 기생을 들고 살펴보게 됩니다
좋은 시에 머물게되어 감사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곁에 둘 나무에게 상처 입는 일,
또는 내가 죽는 일
살다보면 많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영록님의 댓글

잘계시죠~~//
태생이 저러하니 어쩌겠어요
저가 살아가는
숙명적 살아내는 방법인것을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태생이라면 받아 들여야겠지요
곁에 둘 나무를 못 본 안목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등을 내주어야 했을 ^^
香湖님의 댓글

웬 횡재람
이미지 때는 이래서 좋다니까
맛난 것 많이 얻어 먹을 수 있어서
손가락만 들고 다니면 되거든요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 게 더 맛나는 걸 어쩜니까
맛나게 잘 먹었습나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좋은 시 많이 주시니
덕분에 창작방이 훈훈합니다^^
현탁님의 댓글

너의 방심이 운명이었다면 나의 명분은 스스로 설 수 없는 처절
어쩌면 우리도 이런 마음이 아닐까요
상처주려 한것이 아닌데 상처를 받는 경우도 봅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주변에 그런 일 많죠
사람을 잘못 두어서 안 겪어도 되는 일을 겪게 되는
날씨가 춥네요, 따스한 날들 되셨으면 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친애하는 허영숙 시인님, 하이 방가루^^
"너의 방심이 운명이었다면 나의 명분은 스스로 설 수 없는 처절이었으므로..."
멋져요, 진짜!!!
존경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시로, 재미있는 시로 창작방의 분위기를 이끌어 주셔서
훈훈합니다
고맙습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교살목 한주 시작하는 첫날 좋은 시 한편 읽었습니다.
감기조심 하시고
새해는 좋은 시와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문운도 강성하시길.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시마을에 대한 애정,
누구보다 많으신 분, 그래서 늘 고마운 분~
誕无님의 댓글

.
이러한 나무를 교살목이라 하는군요.
제가 이미지 때 글 한 편
꼭 올려달라 했던 것은 배우려고 하는 데 그 뜻이 있습니다.
허여사님은 사물을 어떻게 관찰하는가?를,
올려주신 허여사님 글을 꼼꼼히 읽으며 공부하려고.......
덕분에 공부 잘했어요.
땡큐~~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잘 지내시지요
식물중에서도 동족을 상하게 하는 식물이 있더라구요
다녀가주셔서 고맙습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허영숙 시인님
아침에 잠깐 교살목을 보고
지금에서야 시간이되어 다시들어와
뼈가 저린 시어들에서 많은 공부를 합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흥건하게 넘어가는 진국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잡초인님의 시를 찾아 읽게 됩니다
좋은 시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흔적을 지우려고 남은 뼈들을 밀어냈으나 내 몸엔 연민의 잎사귀들이 해마다 새로 돋았다///
이미지가 생생합니다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행복하소서!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잘 지내시지요
제주도에 봄이 와야 정말 봄일텐데요
다녀가주셔서 고맙습니다
石木님의 댓글

숙명을 거역하지 못하여, 본의 아니게 한 생명체를 죽이고
눈물 흘리며 참회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셨네요.
이렇게 양심적이고 착한 식물의 영혼을 생각하시는 詩心에
경건하게 조용한 박수를 보냅니다.
인간은 수많은 동식물들을 멸종시키고, 지하자원을 파내어
땅을 황폐하게 하고, 대기를 오염시키고.. 결과적으로
모든 생명체들의 삶의 터전인 지구 자체를 교살하고 있으면서도
춤추고, 필요 이상으로 먹고 마시면서 거들먹거리고 있으니
이 죄업에 대하여 어떤 고해의 시를 써야 할까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타인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멀리 바라보시는 세계관에 저도 한 수 배웁니다
다녀가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시인님의 댓글

와,,이미지가 정말 교살목이네요..너무 처절한 글과 이미지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 글 감상 잘 하였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잘 지내시지요
멀리서 올려주시는 글이라
더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