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공상(空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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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상(空想) -
이장희
하늘을 올려다본다
생각은 걸어 올라가는 방법을 구상한다
사다리가 안성맞춤 이라는 생각의 말
계단을 만들자니 너무 단순한 착상 이라는 생각의 충고
규격이 딱 맞는 판자와 못, 밧줄이 필요하단다
보폭이 딱 들어맞는 사다리가 필요했다
문뜩 생각이 쨍그랑하고 깨져버렸어
착오라는 놈은 내 뒤통수를 후려쳤어
고민은 하늘이 높은 걸 깨달았다
손바닥이 한심하다며 이마를 쳤어
생각은 하늘을 옆으로 눕혔어
사다리는 기꺼이 다리가 되어 준다고 했어
사다리는 철길로 둔갑을 하게 되었어
철길을 따라 하늘의 종착역으로 향했어
아무리 가도 하늘의 종착역은 나오지 않았어
종착역의 꼬리가 보이질 않았어
철길 양 옆으로 하얀 카펫이 깔려 있었어
새가 물고기처럼 유영하는 게 보였어
어깨 옆으로 까치발로 서 있는 땅
땅에 옆으로 삐죽삐죽 서 있는 빌딩들
걸어도 걸어도 종착역을 가르쳐 주지 않는 철길
생각은 하늘을 끌어당기고 당겨 축소시키더니 작은 평면이 되었어
철길은 입 꼬리가 올라갔어.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공상 속에서 하늘을 이리저리 배치하네요.
공간을 맘대로 하고 싶지만 현실의 역학이 자꾸 방해를 하는군요.
기발한 발상의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장희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시쓰기 넘 어렵네요ㅠㅠ 쩝~
고민은 많이 했지만 여기까지 밖에...
칭찬을 받으니 넘 기쁘네요.
이미지 선택을 잘못 선택 한것도 같고...
그래도 올해는 근사한 시로 대접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따듯한 봄기운 감기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시엘06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