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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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쓸쓸한 빗방울에 취(醉)하는 하루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암호를 닮아간다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긴긴 여름 날의 습기찬 풍경...
곰팡내 가득한,이 퀴퀴한 침묵은
그 어떤 권속(眷屬)인가
숨 막히는 방 안에서 조금 열린 가슴 사이로
이따금 호흡하는, 절망 같은 희망
그것이 간혹 고함치며 달려드는 내 몫의 시간에
어김없이 일어서는, 음습(陰濕)한 벽
수 많은 방이 내 안에 생기고,
방마다 가득 널리는 습윤(濕潤)한 갈망
이젠, 그것들을 활짝 열린 하늘 맑은 햇빛에
남김없이 말리고 싶다
- - 안희선
- STAY - 古內東子 Furuuchi T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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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그 먼곳에도 장마소식이 있었을까요
아니면 쓸쓸한 빗방울에 취하는 시인님의 마음 일까요
아무튼 음습한 기운을 마른 햇볕에 말리시고
기분 개운한 오늘이기를 간절히 빌어 드립니다
건강 하십시요.
안희선님의 댓글

사실, 여긴 장마라는 게 없습니다
사막성 기후이다 보니..
다만, 기습적인 폭우가 있지요
이따금 토네이도 tornado도 곁을 스쳐 지나가고
3년전엔 캘거리 전체가 물에 잠긴 적도...
(다행히? 제가 사는 렌트집은 시 외곽 변두리 고지대여서
급조된 인공호수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지만)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