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 나무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개복숭아 나무 /秋影塔
개복숭아 열매는 언제나 까마득했는데
열댓 자도 더 높이 매달려 있어서
던지는 돌멩이마다 잘도 피했다
석축 높던 그 집 울타리
참복숭아 꽃보다 더 요염하고 아름다웠던
개복숭아 꽃, 꽃을 보러왔다가 울타리에 얼굴이
걸린 그 가시나를 보고 말았다
그 아이는 웃었지만, 후다닥 돌아서던 나
언젠가 나에게 돌팔매 맞을 줄도 모르고
환하게 내려보며 따라웃던 개복숭아 꽃
思春을 품은 나이였더라면 사랑의 글이라도도
몇 줄 써서 돌멩이에 싸 던졌을,
꽃만 보던 그날은 잊고,
미안해라, 개복숭아 익는 날
네 열매가 먹고 싶어 돌멩이 던지러 왔다
아직 어렸던 思春期의 전조이긴 하였으니,
그 가시나 얼굴도 보고 싶어 하면서도
생각해낸 게 겨우 돌멩이뿐이라니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개복숭아 나무사이에 순간 마주친 가시네!
꽃을 보러왔다가 진짜 꽃을 보고도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던 만남의 아쉬움,
누구나 경험했을 아름다운 추억이
글 속에 펴 오릅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안될 운명처럼 애꿎은 개복숭만 바라보다니
지난 세월에 그 아가씨도 지금 쯤 행복하겠지요
건강과 행운을 빌어 보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그 당시엔 떨떠름한 개복숭아도 맛있다고
먹던 시절입니다.
꽃이 참 아름답던 개복숭아나무 이제는 사라지고 없지요. 석축 위에 심어져 고개를
젖혀야 볼 수 있던 나문데, 열매 하나
얻어먹겠다고 돌팔매질을 해대곤 했습니다.
그 가시나도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요.
ㅎㅎ 세월이 무상합니다.
비가 내립니다. 즐어운 날 보내세요. *^^
맛살이님의 댓글

작고 떨떠름한 그 맛
다시 맛 보고 싶진 않아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
그 아래 예쁜 꽃은 다시 보고 싶고
그 웃음의 잔영 아직도 남아 있다면
시인님의 첫사랑(?) ㅎㅎ
제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세콤 떨떠름하면서도 손에 쥐면 한 개
정도는 먹었지요.
첫사랑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도대체 그 할매는 어디 사는지? ㅎㅎ
혹 아시는 분, 연락바랍니다. 후사합니다. ㅎㅎ
만난다면 우리들의 첫, 일갈은,
“어, 이 할망구!”
“이 영감탱이!!?” 안지는 못해도 덥석 손은
잡을 수 있을 것 같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맛살이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개복숭아 나무 저는 직접 본적은 없는 것 같은데
꽃이 워낙 절색이니 시인님 가슴에 향기가 그대로
남아 있을 듯 하네요
시간은 정말 잘도 갑니다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이젠
멀리 저 혼자 가기도 하네요
아련한 애심에 젖게하는 시인님만의 섬세한 시심 잘 보고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 되십시요^^^~
쇠스랑님의 댓글

개복숭아 나무에 얽힌 스토리가
망막에 아련하시겠습니다
청소년 시절도 그러하고...
감사합니다 추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