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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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반주
홀로 고향 지키시는 아버지
밥상을 차렸다
목 마르다며 한 잔 달라고 하신다
물처럼 마셔야 밥이 술술 넘어간단다
"아부지 여태 마신 술
저 앞 저수지 만큼 되겠지예"
"몇 드럼통은 안 되겠나"
"왜 술을 마셔예?"
"사는게 지겨워서 안 마시나"
"저도 사는게 지겨워예 한 잔 주이소"
"너는 술 마시지 마래이 이서방한테 쫓겨난다"
"제가 이서방 쫓아내면 되예"
허허 웃으시는 아버지
저승꽃 한창 핀
주름진 세월의 이랑마다
쓸쓸하게 걸어온 길이 보인다
기울이는 술잔에
동메산 노을도 취한다
댓글목록
한드기님의 댓글

처음 인사드립니다.
홀로 고향 지키시는 어머니
생각납니다.
사는 게 지겹도록 아름다운 나날이 올 겁니다.
허락도 없이 애틋한 부녀지간 들여다 보고
잠시 같이 취했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은린님의 댓글

고향에 다녀오면 늘 가슴 한켠이 먹먹해집니다
동구밖 오래된 팽나무처럼
언제까지나 그늘이 되어줬으면 하는데ᆞᆞ
한드기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