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단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목욕탕 단상/孫紋
목욕탕은 물의 행위예술인가
밟혀도 밝히는 게 아니고
침범해도 침범당하는 게 아니요
그냥 살며시 자리를 내어주고
밀착해서 온 몸 각질을 부풀리며
경계를 허물어 함께하고자 한다
흑백도 대소도 가리지 않으니
벌거숭이로 만인이 평등함이요
담겨있으나 담겨있는 게 아니고
흘러 넘쳐 낮은 곳으로 흐른다
감히 무게로 중압감을 주거나
부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며
높고 낮은 지위를 탓하지 않고
수평을 이루어 안정을 되찾는다
온열냉한증탕은 물의 변화일 뿐
주변과 어우러져 하나가 되나니
추천0
댓글목록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어제는 설연휴 끝 무렵이라
피로도 풀고 묵혀둔 떼를 벗길겸해서
모처럼 동네 탄산온천탕을 찾았습지요.
묵은 떼와 함께 심신을 비워내니
수증기처럼 시상이 소올 솔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