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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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 테우리
느닷없는 시작이 늘 그렇듯,
애시당초 계획하지 못한 ‘문득’에서 비치는 그 끝소리 ‘ㄱ’을 빌어다 처음 닿은 소리로 떠올렸겠지
‘불현듯’과 맥을 같이하며 동이 트인 지평에 엉거주춤 올려놓은 것이 ‘그’의 시작이겠지
땅에서 틔운 싹이 기어코 홀로 서던 첫 움직씨의 형상이랄까
굳이 타국 허씨의 해자解字를 뒤집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득할 수 있는
‘그’에 대한 뿌리의 내력이다
‘그’에서 시작된 원천이 그가 그때 그곳으로 그 까닭으로 등등 꼬리를 물고 육하의 하천으로 흘렀겠지
어느 여울목 끝자락 ‘마침내’에서 그 끝소리 ‘내’의 여운을 빌어 ‘나’를 낳았겠지
물을 머금은 나물이 그렇고 물에 홀딱 반한 나무가 그렇듯
하물며 날고 싶어 비가 된 나비가 그렇듯
습한 삶의 기운을 몽땅 내주고 나면 확연히 드러나는
어설픈 ‘나’의 건조체
결국, 그가 낳은 나의 정체다
반면의 너는 또 다른
나일 뿐이고
댓글목록
창랑님의 댓글

태운 시인님, 자손이 맥을
이으며 뿌리 내린 집안 내력,,,
문장마다 깊은 운율을 내 뿜습니다
저녁 즐거운 시간 되시길,,,
김태운.님의 댓글

문득이 시작이고 마침내가 또 다른 시작임을 '나'라는 주체로 주책을 떨어본 졸글이랍니다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새해가 다시 시작 입니다.
올 한 해 모쪼록 건강하시구요....
더 좋은 글 많이 감상할 기회 부탁드립니다.
형님..
가족분들 모두.....기쁜 일 많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올해는 다재다능하신 김부회시인님의 노력이 꽃을 피워 그 향기로 하늘을 찌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구름을 타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손오공처럼
ㅎㅎ, 그랬으면 좋겠다는...
감사합니다. 아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