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것 같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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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올 것 같은 날에 - 낭송 전향미
눈이 올 것 같은 날에 / 안희선
차가운 바람은 멀리서 보내 온 세월의 소식인 양,
그리운 가슴마다 봉긋이 차오르는 외마디 말이 되고
허공에서 속삭이는 귀설은 흰빛 언어들은 지금이라도
금방 하얀 눈처럼 뿌릴 것 같은 날입니다
외로운 나의 가슴에 오늘 그렇게 하얀 눈이 쌓인다면,
나는 문득 홀로 조용히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소박한 곡조(曲調)로,
비록 그것이 단조한 멜로디일지라도,
세상살이로 차갑게 얼어붙은 이 마음에
따뜻한 숨을 불어 녹일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저무는 한 해의 모서리에서, 입벌린 가슴의 헛헛한 상처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뻔뻔한 나이테를 그립니다
우르르 달려드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지나간, 또는 지나가고 있는, 혹은 앞으로 닥쳐올 것들을 위해,
차라리 이 스산한 계절을 뜨겁게 호흡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세상을 몰라, 지금껏 그렇게 사랑의 꿈을 보듬습니다
오늘 눈이 내린다면, 눈감고 오직 고요한 풍경을 그려 보렵니다
이따금 멀리에서 아이들의 썰매타는 소리 들리고,
눈 덮힌 언덕엔 온순한 노루의 조용한 고개짓
그런 풍경을 눈쌓인 가슴에 그리며 세월로 빛바랜 마음이지만,
차가운 세상 속에 따뜻한 삶이 담겨진 현재의 무게를 재 보렵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날, 눈이 올 것 같은 날에......
* 사실, 제 졸시라는 거야 그저 그런 글이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보는데요..
낭송이란 (명백한 제 2의 창작이란 거)
낭송을 통해, 시가 미처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도 말해준다는 느낌
존경하는, 전향미 낭송가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홀로 조용히 기도.............
아마 그 기도의 끝은 늘 울음으로 마무리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 만큼 진솔하고, 반성과 회한과 ....먼 그리움이 묻어 있기에......
오랜만에 문안 드립니다. 글은 늘 잘 보고 있습니다만....
명절이 끝나고...
올 한 해 건강 충만하시길요...안 선생님...^^
안희선님의 댓글

제 글이란 게... 늘 부끄러움이지만
낭송이 좋아서 올려 보았습니다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부회 시인님,